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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정훈 CJ미래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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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 in Brief
기존 제조업 시장 중심으로 발전해온 로봇시장이 바뀌고 있다. 제조공장에 이미 ‘로봇팔’과 같은 장비가 보편화되었듯이 물류, 유통 산업에서도 로봇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호에서 우리는 ‘물류로봇 누가 만드나’라는 주제로 제조용 로봇업계를 이끌어나가는 4대 기업들을 살펴보았다. 이번에는 물류로봇 시장의 신흥 플레이어인 ‘물류설비 제조사’와 ‘스타트업’, 두 분야의 물류로봇 개발현황과 주요 물류로봇에 대해 알아본다. |
로봇팔을 기본으로 제조업 시장을 중심으로 발전해온 기존 로봇시장이 바뀌고 있다. 제조공장에 이미 로봇 상용화가 보편화되었듯이 물류, 유통 산업에서도 로봇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호에서 우리는 ‘물류로봇 누가 만드나’라는 주제로 제조용 로봇업계를 이끌어나가는 4대 기업들을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전통 로봇기업들 또한 물류용 로봇으로 그 분야를 넓히고 있으며, 이미 다양한 종류의 물류로봇을 시장에 출시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기존 제조라인에서 사용된 로봇과 물류산업에 적용되는 로봇은 차이가 있다. 자동차 생산라인에서 사용되는 로봇의 경우 정형화된 과업 처리 위주로 개발되었다. 반면에 물류로봇은 다품종 제품에 대한 복합적인 작업 수행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과업 특성에 더해 기존 산업용 로봇들보다 높은 수준의 유연성 및 이동성을 필요로 한다. 때문에 기존 로봇기업들이 제공하는 물류로봇들만으로는 물류산업의 이러한 요구에 완벽하게 대응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이에 물류로봇 시장에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진입하고 있다. 시장에 새롭게 진입한 자들은 대부분 물류로봇에 대해 강한 실제 수요를 가진 기업들과 함께 연구개발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특히 전통적 물류산업에서는 물류장비·설비 전문기업들이 그 역할을 주도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이제 물류기업이라고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아마존이나 구글과 같은 기업들이 물류로봇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물류설비회사, IT회사 외에도 물류로봇 분야에 새롭게 참여하는 신생업체가 있다. 이러한 스타트업들은 물류로봇의 미래 성장성을 파악하고 시장에 적합한 새로운 속성을 가진 로봇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특히 창고 내 작업뿐만 아니라 배송단에서 활용 가능한 물류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본편에서는 이와 같은 물류로봇산업 신흥강자들의 물류로봇 개발현황과 활용에 대해 알아보겠다.
물류로봇은 ‘물류’전문기업이
물류 자동화 설비를 제작하는 회사들이 물류로봇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들은 기존에 물류산업과 밀접하게 연관된 ‘자동화 설비’를 제작하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업에서 적용 가능한 물류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쉐퍼, 스위스로그가 있다.
(1)쉐퍼(SSI SCHAFER)
쉐퍼는 1937년 설립된 독일계 기업으로 글로벌 물류기업을 대상으로 각종 자동화 설비, 물류 IT솔루션 및 시스템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쉐퍼는 스위스로그社와 함께 물류업을 기반으로 로봇제조 영역에 진출한 회사다. 전통 로봇기업 및 구글, 아마존과 같은 IT기업들이 선도하는 물류로봇 시장에서 물류업계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기업인 셈이다.
기존 쉐퍼는 자동화 설비 영역에서 컨베이어, 자동창고시스템, 소터 등을 주력으로 개발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물류로봇 분야의 시야를 넓혀 무인운반차(AGV), 피킹로봇 등을 자체적으로 개발하여 선보이고 있다.
쉐퍼는 기존 시스템 통합업체(System Integrator)로써의 강점을 로봇분야로 연장하여 로봇공학에 대한 전문역량을 키워왔다. 현재는 물류산업에서 로봇사용을 돕기 위해 로봇기반 물류시스템 컨설팅과 물류로봇 통합 및 도입을 도와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쉐퍼의 물류로봇으로는 패러럴링크방식의 피킹로봇인 ‘SSI 로봇-픽’이 있으며, 지능형 집단제어가 가능한 방식의 AGV도 MoTuM NV사와 파트너십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 쉐퍼의 SSI 로봇-픽
SSI 로봇-픽은 물류센터 내부 오더 피킹에 최적화된 로봇이다. 과거 로봇을 활용한 피킹자동화 시도는 기존 로봇의 유연성 부족으로 인해 실패했었다. 이 로봇은 기존 패러럴 링크 로봇의 그립퍼 부분에 피킹용 석션 장치를 부착하여 보강한 형태이다. 더불어 SSI에는 3D 및 2D 이미지 처리 조합 기술이 적용됐다. 이로 인해 시간당 약 2000건의 피킹이 가능해졌으며 경사진 곳에 놓여있는 물건이나, 다양한 모양의 화물을 피킹할 수 있게 되었다.
▲ 쉐퍼의 AGV(by MoTuM NV)
쉐퍼는 MoTuM NV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서 다양한 제품군의 피킹이 가능한 AGV(무인운반차)를 개발했다. 기존의 AGV는 단순한 경로 추종형 대차였다면 이 로봇은 광유도 주행 방식의 무인대차로 피킹 전략을 연동하여 작업제어가 가능해졌다. 쉐퍼의 AGV는 시간당 360 파렛트를 운반할 수 있고 단 8분 만에 완충이 가능하여 물류센터에서 24시간 가동이 가능하다.
또한 다수 AGV간에 상호 통신기술을 기반으로 집단제어가 가능하다. 중앙 제어를 통해 피킹작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했고 옵션 또한 다양해졌다. 소형화물뿐만 아니라 소형운반차, 롤테이너, 파렛트까지 운반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을 제공한다.
(2)스위스로그(Swisslog)
스위스로그는 1900년 설립된 스위스기업이며 글로벌 Top5의 물류자동화 설비 기업으로 2015년 독일 로봇기업인 쿠카(KUKA)社에 인수되었다. 이 회사는 전통적으로 로봇기반의 완전 자동화 창고인 오토스토어(Autostore)로 잘 알려져 있으며, 자동화 창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스위스로그는 지난해 쿠카에 인수된 것을 계기로 기존 물류 프로세스 및 소프트웨어 분야의 전문성과 로봇공학 기술력을 융합하여 보다 발전된 물류로봇 개발 및 로봇기반 물류시스템 제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위스로그는 물류센터 내 자동화와 관련된 기술들을 견인하고 있으며, 그것은 일반 물류창고 및 유통 솔루션 사업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영역까지 뻗어나갔다. 현재 스위스로그는 병원 내 물자 운반을 위한 전용 물류시스템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쿠카의 로봇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로봇팔 및 모바일 플랫폼 기반의 피킹로봇에 집중하여 첨단 물류로봇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스위스로그의 가장 큰 특징은 물류로봇을 직접 개발하고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그밖의 영역까지 확장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개별단위 로봇뿐만 아니라 물류 자동화설비를 시스템 단위로 제공함으로써 화주기업 물류 프로세스를 총체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로봇솔루션으로는 2가지가 있다. AGV인 캐리(Carry)와 집합 제어프로그램(Fleet manager), 전용랙, Pick Station 및 창고제어시스템(Warehouse Control System)으로 구성된 ‘캐리픽(CarryPick)’과 로봇팔, 비전 인식기술, 파렛트 혼적 최적화 프로그램 및 특수 그립퍼로 구성된 ‘ACP(Automated Case Picking)’가 대표적이다.
스위스로그의 캐리픽(Carry Pick)
아마존의 키바(KIVA) 시스템에서 사용하고 있는 피킹 방식은 로봇을 통해 상품이 작업자에게 직접 전달되는 방식(Goods-To-Person)이다. 이와 같이 캐리픽은 스위스로그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캐리(Carry)라는 AGV가 전용 설계된 보관랙을 들어 올려 픽 스테이션(Pick Station)으로 이송 및 재적치하는 시스템이다. 캐리픽의 장점은 물류센터 내에서 상당한 무게의 화물을 변화하는 수요에 맞춰서 유동적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키바와 다르게 센터 바닥에 충전장치가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작업 중에도 유도대전 방식으로 자동충전이 가능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 스위스로그 케리픽 carrypick
스위스로그의 ACP(Automated Case Picking)
스위스로그의 ACP는 자동화된 피킹 솔루션으로 공장으로부터 입고된 제품별 적재 파렛트를 물류센터 유통점으로 출하하는 혼적 파레트로 구성하는 작업을 한다. 즉 크로스도킹과 같은 상황에서 납품업체 별로 분류된 화물을 자동으로 팔렛타이징 해주는 시스템이다. ACP는 파렛트의 최초 입고부터 해체, 분류, 혼재 전 과정을 자동화해준다. 상품의 패키징 종류가 점차 다양해지면서 그립퍼의 대응성이 중요해졌다. 스위스로그의 고유 역량을 기반으로 기존 산업용 로봇팔의 그립퍼 부분을 특수 설계하여 동시에 이종, 다수 제품을 피킹, 혼재 배치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