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박정훈의 로봇가라사대] 물류판 스타워즈, 제조에서 물류로 이동하는 로봇산업

by 박정훈

2016년 03월 27일

“로봇은 누가 만드나”
 
 
글. 박정훈 CJ그룹 미래경영연구원 수석 / 김정현 기자
 
 

Idea in Brief

 

최근 제조업 위주로 발전해온 로봇산업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로봇의 적용 범위는 기존에 제조 공정에서 더 나아가 물류, 유통 산업까지 포함하고 있다. 제조공장의 자동화처럼 물류 프로세스의 전반이 로봇이 맡게 되는 미래가 멀지 않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세계적인 로봇 제조기업들은 이미 물류산업에 이용될 수 있는 로봇을 개발 중에 있다. 현재 산업용 물류 로봇 시장은160억 달러16(19조 1840억 원)규모로 2020년까지 315억 달러(37조 7685억 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른 분야에서도 빠르게 로봇이 사용되었듯이 물류 산업에서도 로봇이 보편하게 쓰일 날이 멀지 않았다.

 

 
로봇은 더 이상 먼 제조업만의 분야가 아니다. 극장가부터 아이들 장난감까지 로봇이 이슈가 되고 있다. 2015년 말, 세계적인 공상과학 영화의 전설 ‘스타워즈’가 10년 만에 돌아왔다. 미국 로봇 제조업체 스페로(Sphero)는 스타워즈 영화에 등장하는 로봇 ‘BB-8 droid’를 실제로 움직이는 작은 크기의 장난감으로 제작했다. BB-8은 애플리케이션으로 원격 조정 뿐만 아니라 자율적으로 움직이기까지 한다 (심지어 사용자가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성격?이 변한다니 정말 흥미롭다.) 이처럼 아이들의 장난감이 단순한 레고, 변신로봇이 아니라 실제로 조정이 가능하고 자율적으로 환경을 인식해 움직이는 진짜 로봇으로 변하고 있다. 사실 이미 로봇은 기존에 산업용 로봇 외에도 군사, 건설, 의료 등 전문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사실 로봇이 가장 많이 쓰이는 분야는 자동차 산업이다. 서비스용 로봇이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로봇 시장의 대략 63%를 산업용 로봇이 차지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부분(약 39%)을 차지하는 것은 단연 자동차 산업이다.
 
1913년, 헨리 포드는 컨베이어벨트로 생산라인을 구축하여 자동차 산업에 큰 혁명을 불러 일으켰다. 컨베이어벨트가 이동하면서 작업자들은 제자리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고 있다. 사람들이 줄을지어 조립하던 생산라인에서 이제는 로봇팔과 같은 로봇들이 그 업무를 대신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도요타의 일부 공장의 경우 전체 공정의 90%를 자동화하여 가동하고 있고, BMW의 경우 독일 뮌헨공장은 99% 자동화가 되어 있다.
 
지각변동의 시작
 
기존 로봇 시장은 주로 로봇팔을 기본으로하는 제조업 위주로 발전되어 왔다. 모든 생산공장에서 사용되는 모든 로봇을 제조로봇 또는 산업용 로봇이라고 분류했다. 그런데 이렇게 기존 제조업 위주로 발전해온 로봇산업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제조산업을 가지고 있다는 독일의 경우 ‘인터스트리 4.0(4차 산업 혁명)’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제조환경에 사물 인터넷을 접목하려는 시도이다. 독일의 이러한 기조는 제조 공정에서 더 나아가 물류, 유통 산업까지 전체 공급망을 포함하고 있다. 제조공장의 자동화처럼 물류프로세스의 전반이 로봇이 맡게되는 미래가 멀지 않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기존에 제조업에서 이용하던 로봇이 약간의 변형을 거쳐 물류산업에 이용되고 있기도 하다. 세계적인 제조로봇을 만드는 기업인 화낙(Fanuc), 쿠카(KUKA) 등 많은 플레이어들이 물류산업에 이용될 수 있는 로봇을 개발 중에 있다.
 
지각 변동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현재 IT기업들 또한 이커머스 비즈니스로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의 경우 물류 분야에서 비용을 줄이고자 기업 자체적으로 물류 프로세스를 내부화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결국 물류센터 및 프로세스 자동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로봇이 있다.
 
 
대표적인 예로 IT기업인 구글의 경우 로봇개발에 자본과 시간을 투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마존의 대표적인 키바 등 물류에서 사용될 수 있는 로봇을 만드는 회사는 다양하다. 특히 아마존의 경우 물류 로봇만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아마존 로보스틱스를 2003년에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산업흐름은 전체 로봇 시장을 활성화 시키고 있다. 더불어 로봇산업이 지속적인 성장을 하는 데에는 여러 요인을 들 수 있다. 가장 큰 요소는 로봇 단가의 하락이다. 2015년, 소프트뱅크의 페퍼의 경우 시중가 200만원 상당으로 시장에 첫발을 내딛이기도 했다. 사실 로봇의 경우 크기, 용도 별로 가격 또한 천차만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용 6축 로봇팔 1기의 경우 불과 몇 년전 2억(제어시스템 포함) 정도 호가하던 로봇이 현재 1억정도이다. 로봇 시장에 많은 플레이어들이 진입하고 또 많은 산업에서 니즈가 발생하는 만큼 규모의 경제, 부품단가 하락 등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이유들이다.
 
BCG(보스턴컨설팅그룹)의 제조업 전문가 마이클 진저(Michael Zinser)는 “많은 제조업의 경우 단순히 경제적인 이유와 기술적인 한계 때문에 현재 가용 중인 인력을 로봇으로 대체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가격과 자동화 성능이 점점 개선되고 있는 추세이다”라고 언급했다. BCG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까지 로봇이 인력을 대체함으로써 제조업 고용주의 노동에 대한 지출이16%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나 미국이나 한국같은 경제강국의 경우 높은 노동임금으로 인해 로봇사용이 더욱 높은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대개 현장에서는 로봇 1대는 작업자 2명의 가격과 같거나 낮다고 판단되면 로봇의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며“로봇의 유효 생산능력이 높아지고 있으며 기업에서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누가 로봇을 만드나
 
MRS(Market Research Store)발표에 따르면 현재 산업용 물류 로봇 시장은 160억 달러(19조 1840억)규모로라고 언급했으며 산업용 물류 로봇시장의 연평균성장률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로봇 시장은 플레이어들의 특징에 따라 몇가지 그룹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제조용 로봇을 만들던 회사들로 오랜 기간동안 로봇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기업이다. 두 번째는 IT기업에서 물류시장으로 진입해오는 아마존, 구글 등과 같은 기업이다. 다음은 기존에 보유한 물류산업의 운영경쟁력을 기반으로 로봇시장에 뛰어든 쉐퍼, 스위스로그와 같은 물류설비장비회사이다. 마지막은 새롭게 물류로봇 시장에 발을 내딘 스타트업으로 총 4가지로 구분된다.
 
글로벌 통계 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가 2016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로봇 산업은 89%가 기존에 제조업 로봇을 만들던 기업이 점유하고 있고 나머지 11%가 기타 산업으로 나타났다. 이번 섹션에서는 시장을 이끄는 기존 강자인 첫 번째 플레이어, 4대 기업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1. 야스카와(일본)
첫 번째로 소개할 기업은 산업용 로봇 제조 분야 세계 1위 기업(누적출고량 기준)인 야스카와이다. 로봇 시장에서 23%의 마켓쉐어를 가지고 있는 이 기업은 1915년 일본에서 설립되었다. 현재까지 전세계에 설치된 로봇이 30만대가 넘으며, 매년 약 2만대 로봇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77년도에 출시된 모토맨(Motoman)시리즈는 일본 첫 전기모터 구동 방식의 산업용 로봇이었으며, 세계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산업용 로봇 중 하나이다. 야스카와는 세계 최초 상업용 로봇을 선보였으며, 2007년에는 세계 최초로 상용양팔로봇을 출시하는 등 로봇 선두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미 전 세계에 2015년 7월 기준 32개의 로봇센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작년에는 한국에 센터를 설립했다, 이러한 국제적 거점을 통해 고객과 시스템 통합업체들이 실제 로봇을 관찰하고 사용하는 방법을 확인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다.
 
야스카와의 모토맨 MH
모토맨 MH는 자재관리, 팔레타이징, 절삭이 가능하다. 특히 MH시리즈의 경우 상하역작업시 사용될 수 있다. 모토맨은 화물의 하역부터 디팔레타이징까지 모든 작업을 대신해 준다. MH80 II의 경우 6축 로봇으로 가반하중은 80kg이다. 기존에 모든 컨테이너 하역작업이나 디팔레타이징 작업은 사람에 의해서 이루어 지는데, 이 과정에서 작업자가 다칠 수 있고 상품이 손상될 수 있고 하역작업이 지연될 수 있다. 이 로봇은 이러한 문제점을 대체할 수 있다. 로봇이 트럭안에 들어가서 화물들을 스캔하여 피킹한 후 하역한다. 특히 규칙없이 분포되어 있는 파레트에서도 하역작업이 가능하며, 혼재된 팔레타이징(적재), 및 디팔레타이징이 가능하다.
 
 
2. 화낙(일본)
다음으로 소개할 기업은 야스카와와 세계 1~2위를 다투는 화낙이다. 1956년 이후로 지속해서 공장 자동화에 집중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 생산 공장을 가진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화낙은 오로지 일본 생산만을 고집한다. 이유는 기술유출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72년도에 일본 최초로 CNC와 robodrill을 제작했으며 74년에는 최초로 산업용 로봇을 제작했다.
 
연간 6만대의 로봇을 생산하고 있으며 세계에 설치된 화낙의 로봇은 항공분야, 자동차 산업, 각종 산업을 포함해 약 40만대로 세계기록을 갱신했다. 화낙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로봇을 판매하고 있다. 마이크로 전자제품 조립부터 비행기 날개엔진까지 정확하게 만들어낸다.”고 언급했다. 작년 12월 동경국제로봇전시회에 출품한 M-2000iA 제품은 최대 가반하중이 1700kg에 달한다.
 
화낙의 3D 빈피킹 로봇(Bin-Picking)
빈피킹 로봇은 어떤 그리퍼를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다양한 크기, 무게, 물건을 피킹할 수 있다. 센서를 통해 옮기고자 하는 물건을 위치를 파악하여 정확하게 들어올린다. 특히 3D 에어리아 센서(Area Sensor)를 통해 아무렇게나 퍼져있고 놓여져 있는 물건을 집어 올릴 수 있다. 운반할 수 있는 재질 또한 플라스틱, 금속 부터 종이 등 매우 다양하다. 빈피킹 로봇은 기계가 그리퍼를 통해 들어올릴 수도 있고 진공으로 흡입하여 운반하는 것도 가능하다. M-20iA의 경우 작은 부품 피킹에 적합하며 하중은 7~35kg이다.
 
빈피킹 적합 모델: M-20iA, M-20iA, M-20iA
 
 
3. ABB(스위스)
 
ABB는 아세아(ASEA)와 브라운보베리(BBC)가 1988년 합병하여 설립된 회사로 스위스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이다. 주로 자동화 기술, 전력, 로봇공학 사업에 주력하고 있으며 전 세계 시장에 약 25만대 로봇을 판매했다.
1998년 델타 로봇, FlexPicker를 런칭했으며, 피킹 및 포장(Picking and Packing)산업을 위해 맞춤으로 설계된 로봇이다. 이 로봇에는 비전센서가 있어 센서가 물건을 식별 후 로봇을 유도하여 빠른 작업이 가능하며 비표준화된 물건 또한 작업할 수 있다. 작년에는 로봇자동화시장에 인간친화형(인간과 로봇이 나란히 앉아 같은 업무 또는 연결된 공정이 가능) 듀얼암로봇 YuMi를 선보였다.
 
ABB의 IRB 360 FlexPicker
플렉스피커는 15년간 ABB의 최첨단 피킹, 패킹 기술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다. IRB 360은 1kg에서 8kg까지 중량을 다룰 수 있고, 피킹과 패킹 두 분야에 최적화 되어있다. 기존 로봇 보다 더 무거운 아이템도 다룰 수 있게 되었고, 1분간 100개까지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기본 4개의 축으로 구성된 이 로봇은 정확하고 많은 중량을 다룰 수 있는게 특징이다. 또한 기존보다 더 큰 물건도 쉽게 잡을 수 있도록 디자인 되었다. 재질은 스테인리스로 제작되어 뜨거운 물이나 산업용세제에도 강하다.
 
4. 쿠카(독일)
 
쿠카는 독일 아우구스부르크에 본사를 둔 산업용 로봇 제조 업체로서 1898년에 설립되었다. 특히 자동차 산업용 로봇을 제조하는데 주력을 하고 있다. 1973년 FAMULUS라는 6축 산업용 로봇을 제작했으며 세계 첫 전동으로 구동되는 로봇으로 자동차 산업에 처음 사용되었다. 세계적으로 25개 지사를 가진 이 기업의 로봇은 폭스바겐, 포드, 페라리, 크라이슬러,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보잉, 지멘스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의 생산 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자동차 산업 로봇 개발에 집중한 반면 근래 들어서는 다양한 산업에 응용될 수 있는 로봇 개발에 힘쓰고 있다.
 
▲ 쿠카의 KMR IIWA
 
이바(IIWA: intelligent industrial work asisstant)로봇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에 존재했던 두 로봇을 합친 형태라는 점이다. 쿠카의 ‘전방향 모바일 플랫폼(Omni-directional Motion Platform)’과 ‘감응성을 겸비한 쿠카의 경량 로봇 LBR이바’가 합쳐지면서 자율적이고 유연한 작업이 가능해졌다. 특히 전방향 바퀴(Omnidirectional-wheel)로 인해 정확한 이동 및 위치접근이 가능하다. 또한 쿠카의 네이게이션 소프트웨어 덕분에 자율적인 운행이 가능하다. 이바는 로봇과 사람이 함께 작업하는 환경에 적합하다. 레이져 스캐너가 장착되어 있어 사람이 지나가면 자동적으로 위치를 변경하게 되어있다.
 
산업간 장벽붕괴
 
위에 설명된 로봇들은 현재 제조산업은 물론 물류산업에서도 이미 도입되어 현장에서 사용되거나 상용화 바로 전 단계인 로봇들이다. 이렇듯 기존 로봇산업의 강자들 또한 물류산업에 실용가능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로봇은 사람의 개입 없이도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고 여러 환경에 적응할 수 있다. 센서와 카메라기능이 더욱 발달되면서 로봇의 작업은 더욱 유연해졌다. 로봇의 발전과 함께 산업용 물류 로봇에 대한 연구는 지속되고 있다.
 
특히 물류 로봇 시장은 2014년도 이후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기존에 제조업체들은 생산공정에서만 주로 로봇을 사용했다. 제조업체들은 점차 공정 이후 단계 즉 물류단계에서도 자동화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했다. 이런 수요에 대응하여 기존 로봇을 제조하던 업체들 또한 기존 로봇들을 변형 및 발전시켜 물류 로봇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MRS(Market Research Store)발표에 따르면 산업용 물류 로봇 시장은 2020년까지 315억 달러(37조 7685억원)가 될 것이라 예측했다. 임금의 상승과 로봇 가격의 하락, 이 두 요인은 특히 물류 시장에 큰 변화로 다가올 것이다. 다른 분야에서도 빠르게 로봇이 사용되었듯이 물류 산업에서도 로봇이 보편하게 쓰일 날이 멀지 않았다.
 
이러한 변화를 맞이해 물류 로봇시장에도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기존 로봇 제조기업에 대응하여 물류로봇 시장의 신흥강자들이 부상하고 있다. 다음 편에서는 구글, 아마존과 같은 IT기업, 물류로봇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물류 자동화 전문 기업들의 동향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박정훈

CJ미래경영연구원 SCM/Robotics 연구분야 수석. 가차없이 다가오는 Rogistics(Robotics+Logistics) 시대를 대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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