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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물류스타트업백서] 트레드링스 "무역업계를 연결하기 위해서"

by 엄지용 기자

2016년 03월 09일

대한민국 물류스타트업 백서⑩ 트레드링스

 

국제물류, 걱정 말아요!

“핵심 역량에 집중하세요”

글. 엄지용 기자

 

Idea in Brief

 

글로벌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려는 커머스 스타트업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자 하는 스타트업이 공통적으로 당면하는 문제가 있다. 바로 물류다. 커머스 스타트업 스트라입스 이승준 대표는 “최근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했는데 아무래도 해외사업을 처음 진행하다보니 물류 쪽에 고민이 많다”며 “글로벌 물류를 효과적으로 진행해줄 수 있는 업체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물류를 잘 모르는 소규모 업체에 대한 물류 서비스를 대행해주는 스타트업이 탄생했다. 트레드링스가 올 상반기 진출할 한중간 통합 문전배송 서비스는 물류를 알지 못하는 업체들에게 그 업체의 니즈에 맞는 최적의 물류 서비스를 연결해준다.

 

기자는 지난달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중국에 한국 화장품을 수출하는 역직구 커머스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 물류에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었다. 새롭게 이것을 대행해줄 좋은 물류업체 어디 없냐는 것이 통화 내용이었다. 재밌는 것은 전화를 준 사람이 ‘값싼 물류업체’를 찾는 것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물류비가 기존보다 어느 정도 이상 더 나가더라도 신뢰할 수 있는 안전한 업체를 찾는 것이 핵심이었다. 당시 기자는 마침 3일 전에 만났던 스타트업 대표가 생각나서 전화를 주신 분에게 그 스타트업 영업담당을 소개해줬다. 그 업체가 오늘 소개할 트레드링스다.

 

트레드링스 박민규 대표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해 9월이다. 인천항만공사가 주최한 항만·물류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심사 자리에 참석한 기자는 4개 스타트업의 심사를 참관했다. 트레드링스는 이날 지원대상으로 선정된 3개 스타트업 중 하나였다. 기자가 트레드링스를 주목한 이유는 참여한 스타트업 중 순수한 ‘물류’를 대행하는 유일한 스타트업이었고, 당시 출범했던 삼성SDS의 개방형 물류플랫폼 ‘첼로스퀘어’와 매우 유사한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첼로스퀘어는 개방형 물류플랫폼을 표방한다. 삼성SDS에 따르면 글로벌 중소기업의 수출 규모는 5천조 원에 달하며, B2B 영역의 e커머스 또한 2000조 원 이상으로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중소기업의 수는 워낙 많기 때문에 삼성SDS가 1:1로 물류 솔루션을 제공하기 어려웠다. 첼로스퀘어가 많은 중소기업 화주를 유입하기 위해 ‘개방형’을 표방하며 나선 이유다.

 

트레드링스 역시 1차적으로 중소화주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한다. 대부분의 중소화주들은 선사 스케줄 정보를 문서형태로 유료로 다운받거나 직접 연락을 취해 알아내고 있다. 게다가 중소화주는 대화주에 비해 구매력(Buying Power)도 부족하다. 박민규 대표는 당시 인천항만공사 심사에서 “트레드링스는 중소화주들을 모아서 협상력을 갖추고 매칭까지 원스톱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소화주라는 같은 타겟 고객을 바라보고 있는 첼로스퀘어와 트레드링스. 다만 첼로스퀘어는 중소화주를 유입할 수 있는 리스크 모니터링 및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트레드링스는 선사 정보공개 의외에는 별다른 서비스가 없어보였다.

 

“이대로라면 트레드링스는 첼로스퀘어와 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을텐데?” 당시 기자의 생각이었다.

 

중소화주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러던 와중 지난달 트레드링스 박민규 대표를 다시 한 번 만났다. 트레드링스는 지난해 11월 정식 출범 보도자료를 배포했지만, 아직까지도 ‘선사 스케줄 정보’를 한 플랫폼 안에서 볼 수 있다는 이점 외에는 별다를 것이 없어보였다. 그렇다면 트레드링스는 향후 어떠한 방향으로 경쟁력을 잡아 나갈 것인가. 트레드링스는 물류를 잘 모르는 소화주, 즉 스타트업의 니즈에서 경쟁력을 찾고자 한다.

 

▲ 트레드링스는 기존 제조기반 수출입업체와는 별개의 신규시장(역직구, 이커머스 사업체)을 공략하고자 한다.

 

트레드링스는 올 상반기 중 중국을 대상으로 한 통합물류 서비스를 오픈한다. 이는 첼로스퀘어와는 달리 문전배송(Door to Door) 서비스까지 포괄된 통합 서비스다. 즉, 고객은 트레드링스에 화물배송 의뢰를 하면 그 이후의 모든 과정에 대해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모든 물류 프로세스는 트레드링스가 대행해주기 때문이다. 박민규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트레드링스는 현재 이러한 서비스를 ‘오프라인 컨설팅’을 통해서만 제공하고 있다. 가령 일정 크기의 박스 30개를 상해까지 보내는데 어떤 방식으로 보낼 수 있는지 다양한 경로의 물류 경로를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트레드링스는 올 상반기 중 해당 서비스를 온라인 플랫폼에 내재화할 계획이다.

 

▲ 박민규 트레드링스 대표

 

요즘 역직구, 특히 중국 역직구가 뜨고 있다. 이렇게 역직구 업체를 운영하는 분들 중에는 저희와 같은 스타트업이 많다. 그리고 이러한 분들은 물류 쪽에 지식이 별로 없다. 이 분들이 국제물류를 하기 위해서는 포워딩 업체도 몇 군데 이상 알아봐야 되고, 포워딩 업체의 특색을 고려하여 트럭으로 인천으로 가야하나, 부산으로 가야하나 고민해야 되는 부분또한 존재한다. 통관을 어떻게 맡겨야 되는지도 일일이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해당 업체의 핵심 분야가 아닌 물류 쪽으로 시선이 분산되고 그곳에 추가적인 재원, 인력이 들어가게 된다. 트레드링스는 이런 소규모 업체의 니즈를 파악했다. 이 분들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포워딩, 트럭, 관세, 창고 등을 하나로 묶은 통합물류 상품을 만들고자 준비 중이다.

 

또 하나의 포워더(?)

 

물류를 잘 모르는 업체, 하지만 물류가 필요한 업체에 통합물류 서비스를 제공한다. 좋다. 그러나 실제 서비스를 선택하는 화주들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히 통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사실보다 어떻게 서비스를 제공 받느냐는 것이다. 특히나 트레드링스는 자체적인 인프라를 가지고 있지 않은 플랫폼 기업이다. 어떻게 보면 또 하나의 포워더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화주들이 기존 포워더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 트레드링스의 서비스를 이용하면 어떤 점이 좋은가.

 

이에 대해 트레드링스는 ‘화주의 화물특성, 운송을 원하는 지역에 최적화된 업계 관계자를 연결해주는 것’을 강조한다. 트레드링스가 서비스를 만드는 파트너를 선정하는 데 무엇보다 신중한 이유다. 가령 인도네시아에 화물을 보내고 싶은 화주가 있다고 해보자. 실제로 시장에는 인도네시아까지 화물운송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포워더가 굉장히 많다. 그러나 수많은 포워더 중 누군가는 인도네시아 운송서비스를 처음 해보는 포워더가 있을 것이고, 다른 누군가는 인도네시아 지역 전문운송 포워더일 수 있다. 실제로 포워더들은 각각 잘 다루는 화물, 특성화된 지역이 있기 때문에 그 지역에 화물을 보낼 경우에는 해당 포워더를 선택하는 것이 이득이다.

 

 

그러나 기존 거래처가 있는 일정 규모 이상의 업체와는 달리 새로 사업을 시작하는 신생업체는 그런 부분 또한 고려하여 선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트레드링스의 설명이다. 즉 트레드링스는 각 화주가 원하는 지역, 각 화주가 보내는 화물에 맞는 특화된 포워더, 관세업체, 내륙운송업체를 선정하여 연결해주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이를 위해 경험 많은 포워더를 선정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테스트베드를 운영했다는 것이 트레드링스 측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화주들이 제공받을 물류 서비스 퀄리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있다”며 “화주가 원하는 각 분야 전문적인 포워딩 업체를 선별하고, 내륙운송까지 연결시키는 것이 트레드링스 서비스가 집결되는 부분”이라 강조했다.

 

포워더-선사-내륙운송 업체가 얻는 것

 

때문에 트레드링스의 서비스 품질을 올리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포워딩 업체, 선사, 내륙운송 업체 등 다양한 관계자를 플랫폼 내부에 유입시키는 것이 필수적으로 선행될 작업이다. 그렇다면 트레드링스와 협업함으로 포워딩 업체가 얻는 것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트레드링스는 포워더의 인바운드 영업을 대행해주는 것을 강조한다. 현재 많은 포워딩 업체는 해외를 돌면서 아웃바운드 영업을 하는데 집중하여 인바운드 영업에는 소홀하다는 것이 트레드링스의 설명이다. 대부분이 이미 알고 있던 인적 네트워크, 혹은 포탈 검색창을 통한 홈페이지 유입을 통해서만 진행되는 영업을 트레드링스를 통해 대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 선사, 내륙운송 업체가 트레드링스에 진입했을 때 얻을 이점은 명확하다. 현재 대부분의 선사와 트러킹업체는 포워더를 통해서 서비스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트레드링스에 직접 영업을 한다면 그 자체만으로 영업 단계를 축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트레드링스는 화주, 포워더, 선사, 관세업체, 내륙운송업체 등 무역업계(Trade)를 연결(Linx)시키고자 한다”며 “각 주체가 트레드링스를 사용하면 얻을 수 있는 확실한 이점이 존재할 것”이라 말했다.

 

중국을 시작으로

 

트레드링스는 올 상반기 한중 물류상품 개발을 시작으로 보다 다양한 물류상품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전망이다. 우선은 스타트업인 만큼 인적, 자원적 한계가 있기 때문에 많은 잠재수요가 있다고 파악되는 중국을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향후 론칭할 서비스의 경쟁력은 ‘해당 지역까지의 경로 여러 개를 동시에 비교할 수 있는 점’, 그리고 ‘문전배송 서비스에 대한 네비게이션 경로 열람이 가능한 점’이다. 가령 한국에서 중국으로 이동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빠른 배송을 원하면 항공기를 타고 갈 수도 있으며, 느리지만 적은 비용의 운송을 원하면 컨테이너선을 선택할 수 있다. 패리선도 또 다른 방법 중에 하나다. 이렇게 짜여진 몇 개의 경로 정보를 화주에게 전달하여 화주의 니즈에 최적화된 경로를 선택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첼로와는 달라요

 

서두에 첼로스퀘어 이야기를 했다. 국제물류의 경로 추천 서비스, 그에 따른 부가적인 컨설팅 제공, 화주-포워더-선사 간 상생 플랫폼 지향 등 많은 측면에서 첼로스퀘어와 트레드링스는 닮았다. 그러나 트레드링스는 첼로스퀘어와는 많은 차이점이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첫째, 타겟 화주가 다르다. 트레드링스는 작은 화주, 특히 물류를 거의 모르는 초보화주 및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론칭했다. 가령 어느 정도 업력이 쌓인 중소기업만 해도 물류에 대한 노하우가 존재한다. 그러나 새로 시장에 진입한 초보화주는 어떤 물류서비스를 선택해야 자신들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없다. 때문에 트레드링스 시스템 상에서 초보화주에게 더 잘 맞는 빠르거나, 혹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통합물류 서비스를 쉽게 제공하는 것이 트레드링스의 목표다. 장차 많은 소규모 화주가 트레드링스 플랫폼에 모여 어느 정도 힘을 갖게 되면 트레드링스 또한 대기업에 뒤지지 않는 실력을 갖게 될 수 있다는 것이 트레드링스의 설명이다.

 

둘째, 트레드링스는 문전배송 서비스까지 제공해준다. 첼로스퀘어는 한 포트부터 다른 포트까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현지 육상운송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트레드링스와 차이점이 있다.

 

▲ 트레드링스는 현재 국내 18개 터미널의 입출항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해외 주요 터미널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 업데이트할 전망이다.

 

아직 트레드링스 플랫폼에서는 ‘화물 견적열람’ 서비스와, ‘오프라인 컨설팅’ 서비스만 제공받는 것이 가능하다. 앞서 언급한 대부분의 내용들은 올 상반기 트레드링스가 새롭게 도전할 영역인 것이다. 물류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쉬운 국제물류 서비스’를 표방하는 트레드링스의 도전은 이제 궤도에 올랐다.

 

*해당 기사는 CLO 통권 67권(2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일부 발췌했습니다



엄지용 기자

흐름과 문화를 고민합니다. [기사제보= press@clomag.co.kr] (큐레이션 블로그 : 물류로 세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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