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권정욱의 화주의道] 저성장의 시대를 맞이하며, 비용절감 아닌 물류를 바라보다

by 권정욱

2016년 01월 26일

 

저성장의 시대를 맞이하며,
비용절감 아닌 물류를 바라보다

글. 권정욱 콜멘코리아 SCM팀장

 

Idea in Brief

바야흐로 저성장의 시대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2016년 경제전망 또한 그리 밝지 않다. 불황이 지속되면 일반 기업의 매출이 줄어들고, 그것은 자연스럽게 ‘비용절감’의 압박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단순히 비용을 절감한다고 무조건 회사이익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비용절감의 압박에 직면한 ‘물류 담당자’라면 현재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보다 효율적인 방법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보다 효율적인 비용절감 방식이 필요한 이유다.

 

 

다양한 사건, 사고, 이슈도 많았던 올 한해가 저물어간다. 매년 경기 불황이고 어렵다고 하는데 올해도 사실상 경기가 회복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더 우울한 것은 2016년 경제전망 역시 그리 밝지 않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저유가’, ‘미국 금리인상’, ‘중국의 경기 둔화’로 인하여 2016년 경제 역시 낙관적이지 않다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바야흐로 저성장의 시대다. 한 종합경제주간지에 따르면 2016년 국내 경제는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의 3저 시대를 맞이하여 2%대 성장에 머무를 것이며, 세계 경제 역시 침체될 것이라 우려했다.

 

불황이 지속되면 일반 기업들의 매출 또한 좋지 않기 마련이다. 매출이 좋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회사 내부에서 ‘비용절감’이라는 단어가 자주 오르내리게 된다. 더 심하면 구조조정을 통한 인원감축까지 진행된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2015년 실적 저조로 인해 회사 내부적으로 비용절감이라는 단어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는 기업이 꽤 많으리라 예상한다. 그리고 내년 경제 상황도 그리 좋지 않기에 앞으로 비용절감의 압박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단순히 비용을 절감한다고 해서 무조건 회사이익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각 회사 물류 담당자는 현재의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효율적인 비용절감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첫째, 물류비와 물류서비스의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 흔히 기업이 화주사 물류 담당자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물류비와 물류서비스의 이율배반(Trade-off) 관계 속에서 절충점을 찾으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업에서 물류를 운영하다 보면 절충점을 찾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많은 담당자들이 쉽게 선택하는 방법이 바로 입찰(Bidding)이다. 그러나 입찰은 경우에 따라서는 비용절감에 도움이 되지만 자칫 물류 담당자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기도 한다.

 

한 회사가 오랫동안 하나의 파트너사(3PL)와 거래했다면, 물류비의 적정성을 판단하기 위하여 ‘입찰’을 사용할 수 있다. 입찰은 물류비의 절충점을 찾는 ‘검증방법’으로 효율적인 방법이 된다. 그러나 주객이 전도되어 입찰이 물류비 절감 수단으로 사용되면 안 된다. 연속되는 입찰로 비용은 절감될지 모르겠으나, 자연스럽게 물류서비스 품질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물류 담당자는 한쪽 눈으로는 물류비를 보더라도, 다른 한쪽 눈으로는 물류서비스를 봐야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입찰은 물류비에 대한 ‘검증방법’이지 결코 물류비 절감의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

 

둘째, 비용절감에도 한계가 있다. 회사는 올 해 비용을 절감하면, 내년에도 당연히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비용에는 아무리 절감해도 절감할 수 없는 한계점이 존재한다. 그리고 회사의 지속적인 비용절감 압박에 담당자는 결국 무리수를 둔다. 압박에 시달린 담당자가 물류사를 힘으로 누르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실례로 어느 수입 자동차사 부품 물류팀에서 운송비를 10년 동안 동결한 적이 있다. 운송사는 유류비 상승과 인건비 상승을 고려해서 매년 운송비 인상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측은 ‘올 해만 동결하자’는 형태로 운송비 인상을 미뤄왔고, 혹여 운송비 인상의 기회가 있을 때에도 화주사 물류팀의 담당자가 변동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참다못한 운송사는 결국 운송거부에 들어갔다.

 

갑작스런 운송사의 운송거부에 화주사는 다른 물류사를 수소문 했다. 그러나 되돌아 온 결과는 현재 거래중인 파트너사가 가장 저렴하다는 사실이었다. 결국 화주사는 기존 협력 운송사의 운송비를 50% 인상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화주사는 물류비가 동결됐던 지난 10년 동안 그로 인해 발생했던 비용절감 혜택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갑작스런 운송비 인상으로 인해 회사의 수익에 악역향이 미쳤고, 10년 동안 거래했던 파트너사와도 서먹한 관계가 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셋째, 비용절감을 위한 노력보다 ‘효율성’을 고려해야 한다. 무조건적인 비용절감보다는 투입되는 노력대비 효과에 대한 효율성을 고려해 봐야 한다. 필자가 신입사원 시절, 외부 물류 교육을 갈 때마다 듣던 것이 ‘물류비 빙산설’이다. 물류비 빙산설은 마치 빙산에 일각처럼 눈에 보이는 물류비보다 숨겨진 물류비가 더 많고, 그런 부분을 찾는다면 더욱 많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필자도 이에 동의한다. 그러나 실제로 일반 기업의 일개 물류 담당자가 혼자서 절감할 수 있는 범위는 그리 많지도 크지도 않다. 결국 투입되는 노력대비 효과를 고려해야하는 것이다.

 

따라서 일정한 수준의 비용 절감이 완료되면, 그 이후는 비용절감보다는 프로세스를 개선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회사나 물류 담당자를 위해서는 물류운영과 품질 향상 측면에서 효율성을 고려하는 것이 더 좋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물류 담당자는 어느 정도 비용절감 이후에는 노력에 대한 결과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2016년은 비용절감 압박이 그 어느 때 보다 심하고, 피부로 와 닿는 한 해가 될 것이다. 필자가 앞서 이야기한 비용절감 방법론은 사실 누구나 알고 있는 기본적인 내용이다. 그러나 다 알고 있음에 불구하고 현업에 적용하기는 그렇게 쉽지 않다. ‘효율성’을 추구해야하는 이론과는 달리 기업이 비용절감에 대한 압박을 하면 어쩔 수 없이 비용절감을 추구할 수 밖에 없는 것 또한 물류 담당자의 현실이다. 그러나 물류 담당자의 깊은 생각과 판단이 눈앞의 이익 이상으로 회사에 공헌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화주사 물류 담당자라면 ‘비용절감’이 첫사랑처럼 달콤하지만, 그 뒤에 다가올 이별의 아픔은 그 동안의 달콤함을 잊게 만들 정도로 씁쓸하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Better SCM Forward ‘욱’

 

*해당 기사는 CLO 통권 65호(11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일부 발췌했습니다.



권정욱

식품, 타이어, 자동차, 반도체, 주류회사 등에서 다양한 물류를 경험한 현장 전문가. 현재는 콜맨코리아에서 SCM팀장직을 맡으며 ‘다품종소량’ 물류 업무를 주로 수행하고 있다. ‘물류가 세상을 바꾼다’는 신념을 갖고 언젠가는 CLO가 CEO가 되는 시대가 오길 바라며 보다 나은 SCM(Better SCM forward)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음 읽을거리
추천 기사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