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투더퓨쳐
´Rogistics(Robot+Logistics)´ 시대의 개막
글.박정훈 CJ 그룹 미래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 황정현기자
아마존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흔히‘키바시스템’과‘드론’을 떠올리는 이가 많을 것이다. 마치 최신 로봇기술이 아마존을 대표하는 대명사가 된 것과 같다. 이처럼 로봇기술은 기업의 역량을 측정하는 기준이 될 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로봇기술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로봇은 센서, 인공지능 등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과거‘로봇팔’관점에서 벗어나 환경변화에 자율 반응하는‘지능형 로봇‘으로 진화 중이며, 적용분야 또한 탈제조업으로 확장되는 추세이다. 물류산업 역시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현재의 트렌드로는 물류산업이 로봇기반 산업혁명의 선봉에 서있는 형국이다. 본지는 물류분야 로봇 전문가인 박정훈 CJ그룹 미래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과 함께 로봇기술의 현재 위치와 곧다가올 2016년 물류로봇산업을 전망했다.
2015년.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쳐 총 3편의 시리즈까지 제작되었던 ‘백투더퓨처’의 첫 작품이 개봉한지 30년이 되는 해이며, 백투더퓨처2의 무대가 되었던 해이기도하다.
영화 속 2015년과 현재를 비교해볼 때 과연 약 30년 전 상상했던 미래는 이루어졌을까?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어느 정도는 비슷하게 흘러왔다고 볼 수 있다. 영화 속 비행 자동차는 아직까지는 상용화 되지는 않았지만 기술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화상통화, 음성인식 등의 기술은 이미 보편화 되어있다. 물론 아직까지 타임머신은 없지만 말이다.
따라서 영화를 통해 미래를 어느 정도는 예측해 보는 것이 무리는 아닐 것 이다. 그렇다면 이런 관점을 다른 영화에 접목시켜 다가올 미래를 생각해보자.
2001년에 개봉한 ‘A.I’, 2004년에 개봉한 ‘아이로봇’, 그리고 올해 3월에 개봉한 ‘채피’까지 이 영화들을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로봇을 소재로 다룬 미래 영화들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 영화 속에서 로봇은 사람처럼 생각하고 학습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백투더퓨처의 미래 사례처럼, 이러한 영화 속 인공지능 로봇 또한 현실화되어 가고 있지는 않을까?
로봇 어디까지 왔니?
인공지능 로봇에 대해 다루기전에 로봇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넘어가자.
´Robot´이라는 단어의 어원은 체코슬로바키아 소설가 카렐 체페크의 1921년작 희곡 R.U.R(Rossum´s Universal Robots)에 등장한 체코어 ‘Robota´에서 유래되었다. 이 희곡은 인간이 해야 하는 특정한 노동을 대신 수행하도록 만들어진 로봇이 자기의 창조주에 반역해서 인간을 몰아내고 자신들의 세상을 만든다는 내용이며, 여기서 ´Robota´는 노동을 의미한다고 한다.
로봇은 적용처에 따라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산업용 로봇과 서비스 로봇이 바로 그것이다. 산업용 로봇은 각 산업의 제조현장에서 제품 생산에서 출하까지 공정 내 작업을 수행하기 위한 로봇으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프로그램된 동작을 통해 물체, 부품, 도구 또는 특수장치 등을 이동시키도록 설계된 기계장치를 포괄적으로 의미한다.
자동차 제조공장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로봇팔´이 가장 대표적인 산업용 로봇에 해당한다. 또한 서비스 로봇은 인간의 생활 범주에서 제반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인지원 로봇으로, 개인의 건강, 교육, 가사, 안전, 정보제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개인용 서비스로봇과 군사, 건설, 의료 등 전문용도로 사용되는 전문 서비스 로봇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IFR(International Federation of Robotics)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 시장 규모는 2015년 185억 달러(한화 약 21.4조원)수준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중 산업용이 전체의 66%를 차지하는 122억 달러(한화 약 14조원), 서비스용 로봇이 나머지 34%를 차지하는 63억 달러(한화 약 7.3조원) 규모일 것으로 추정된다. 성장속도는 2007년부터 2015년까지 금액기준으로 연평균 10.4%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며 향후 2018년까지 연평균 11.3%대의 성장을 지속하여 256억 달러(한화 약 29조원) 수준에 도달할 전망이다.
왜 이토록 로봇 시장의 성장세가 무서운 것일까?
로봇의 개념이 처음으로 등장했던 희곡의 영향으로, 로봇에 대한 사람들의 첫 인식은 부정적이었다. 로봇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 가는 적대시해야 할 대상이었다. 이러한 부정적 인식은 미래에 로봇이 인류를 지배할지도 모른다는 내용을 소재로 한 아이로봇, 터미네이터, 매트릭스와 같은 영화들을 통해서도 면밀히 살펴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로봇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점점 긍정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앞서 살펴본 로봇 시장의 성장세가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세계적인 인구 고령화 추세, 그리고 전통적인 제조업의 성장정체 등의 사회적인 배경이 인간과 로봇의 관계를 적대적 관계에서 동맹적 관계로 변화시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로봇의 노동력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고, 글로별 경기 부진에 따른 제조원가의 절감의 필요성 또한 로봇에 대한 니즈를 확대 시키고 있다. 이에 더해, 이러한 전통적 산업들의 성장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혁신적인 기술의 진보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진출해야만 한다는 압박이 전 산업에 퍼지면서 로봇에 대한 니즈 확대추세를 더욱 가속화 시키고 있다.
그렇다면 물류로봇은?
이러한 압박에 있어서 물류산업 역시 예외는 아니다. 물류산업은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산업이다. 따라서 물류산업에 있어서의 로봇의 필요성은 필수불가결한 것일 수 있다. 지난 2014년 12월에 발표한 윈터그린연구소(WinterGreen research)의 산업용 물류 로봇 보고서(Industrial Logistics Robots report)에 따르면, 오는 2020년까지 물류 로봇 시장은 연평균성장률 10.1%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 되었으며, 금액으로는 313억 달러(한화 약 3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물류산업에 있어서 로봇은 그 적용처에 따라 상/하차, 패키징, 팔렛타이징, 창고관리, 운송 등 각 용도별로 분류해 볼 수 있으나, 현재 기술수준에서는 운송과 보관에 있어서의 물류 로봇기술의 발전이 가장 눈에 띄고 있다. 이는 운송과 창고관리의 영역이 상대적으로 덜 정교한 작업능력이 요구되는 때문에 현재 수준의 로봇기술이 적용되기 비교적 수월함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운송에서의 로봇
´드론´, ´무인자동차´ 그리고 ´새로운 움직임´
먼저 운송영역에 있어서의 물류 로봇에 대해 알아보자. 지난 몇 년 간 물류 로봇에 있어서 ´드론´과 ´무인자동차´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드론은 처음에 군사 분야의 정찰용으로 활용되었으나 오늘날에는 방송 촬영장비나 환경보호 등을 넘어 물류운송까지 확대 되고 있다. 미국 항공 방위컨설팅업체인 TEAL GROUP의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전 세계 드론시장의 90%가 여전히 군사용도로만 사용되고 잇지만, 시장규모는 2020년까지 연평균 8% 성장세를 유지하며, 2022년에는 114억 달러(13.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드론이 군사용 이외에도 민간용으로 사용이 확대될 것임을 시사한다. 실례로, DHL사의 ‘파셀콥터(Parcelcopter)’를 선보였으며, 아마존의 프라임에어 서비스 이외에도 도미노피자, 구글 등이 드론을 통한 라스트마일 딜리버리(Last mile delivery) 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호주 교육 포털 사이트 주갈(Zookkal)은 2014년 2월 Flirtey드론을 이용한 배송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실현한바 있다.
국내 또한 드론을 통한 배송에 대한 관심이 크다. 지난 10월 7일 드론시범사업 주관 기관인 항공안전기술원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드론을 활용한 물품수송 시범사업에 CJ대한통운, 현대로지스틱스, 대한항공 등 41개사가 드론을 활용한 물품수송 시범사업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시범 사업자로는 CJ대한통운과 대한항공, 현대로지스틱스 등 15개사가 선정 되었다.
특히 CJ 대한통운의 경우 금년 초 국내 물류기업으로는 최초로 자체 개발한 배송용 드론인 ‘CJ스카이도어’를 선보였다. 지난 5월 14일 국민안전처와 재난발생 때 드론으로 구호를 위한 ‘국민안전 안심동행’ 업무협약을 체결함에 따라 CJ대한통운은 자체 개발한 드론을 긴급구호품 전달 용도로 실사용하게 되었다. 이때, 전국 CJ대한통운 물류센터는 구호물자 보관과 운송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된다.
물류 운송 로봇에 있어서, 항공에 ‘드론’이 뜨거운 감자였다면, 육상에는 ‘무인자동차’가 있다.
온라인 쇼핑과 O2O 채널에 대한 고객 니즈의 증가는 화물운송 물동량의 증가를 가져왔다. 이에 화물운송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인력부족과 높은 피로도, 낮은 임금 등의 문제를 더욱 가중화 시키고 있다. 많은 업체들이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이 바로 ‘무인 상용트럭’ 인 것이다.
월마트는 세계 최초로 무인상용트럭인 ‘The Walmart Advanced Vehicle Experience concept truck´을 지난 14년 3월에 선보였다. 이외에도 구글과 애플이 무인자동차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올해 5월 독일의 다임러 AG가 선보인 ´프레이트라이너 인스퍼레이션 트럭(Freightliner Inspiration Truck)´는 세계 최초로 자동 운전 트럭에 대한 주행허가를 미국 네바다주에서 획득하였다.
국내 역시 무인자동차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 3월 24일 정부는 공청회를 통해 ‘미래성장동력 19대 분야’를 선정, 육성할 것을 발표하였다. 무인자동차와 드론은 이 19대 분야 중에 하나이다. 이러한 지원책의 일환으로 지난 11월 2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미래 성장 동력 챌린지 퍼레이드’에서는 무인자동차가 최초로 실외에서 시연 되었다. 이 날 행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와 공동으로 진행한 행사로, 무인자동차 주행 시연은 영동대교 북단에서 코엑스 남문까지 약 3㎞ 구간에서 실시됐다.
육상 드론?
육상에서 무인자동차 이외에도 새로운 물류 로봇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무인배달 로봇이 그것이다.
최근 인터넷 통신서비스 스카이프(Skype)의 전 창업자 아티 헤인라(Ahti Heinla)와 야누스 프리스(Janus Friis)가 설립한 스타쉽 테크놀로지는 소규모 지역을 기반으로 물건을 배달하는 로봇인 ‘스타쉽(Starship)’을 공개했다.
스타쉽은 자기구동 로봇으로 1번에 쇼핑백 2개를 배달할 수 있다. 이용방식은 5분~30분 거리의 가까운 곳에 사는 주문자가 스타쉽으로 택배를 신청하면 된다. 이동속도는 사람의 빠른 걸음 속도인 시속 6km라고 한다.
스타쉽은 또한 배달에 있어서 도난방지를 위한 기능까지 제공한다. 스타쉽은 장금장치가 되어있는데, 주문자는 모바일 앱을 통해 받은 물건의 잠금을 해제할 수 있다. 또한 스타쉽은 실시간 위치 추적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또한 회사는“GPS 추적기를 장착한 스타쉽은 장애물을 감지하고 속도를 조절하며 건널목 앞에서 섰다가 건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쉽 테크놀로지는 2016년 미국과 영국 등 여러 나라에서 로봇 배송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2017년 상용화할 계획이다.
앞서 우리는 군용으로 시작하여, 민간용으로 활용되고 있는 드론의 사례를 살펴보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군용품 이송 로봇의 향후 민간 배달 로봇으로의 활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부분이라 하겠다.
구글은 2013년 12월 13일 미국의 로봇 디자인 및 엔지니어링 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를 인수했다. 특히, 이 회사는 미 국방부의 DARPA(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방위고등연구계획국)로부터 투자를 받아 군용로봇을 만들어왔다.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만든 군용 로봇 중 빅도그(Bigdog)는 다리가 4개인 로봇으로 2005년에 개발되었다. 이는 탱크나 군용차가 다닐 수 없는 지형에서 군용물품을 운반하기위해 만들어졌다. 최대 무게 150kg의 짐을 탑재한 상태로 시속 6.4km로 이동할 수 있으며, 35°의 경사진 곳도 오르내릴 수 있다.
또한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로봇 중 세상에서 가장 빠른 운송 로봇도 존재한다. 2013년 10월에 개발된 와일드캣(WildCat)은 빅도그와 마찬가지로 다리가 4개이며, 최대 이동속도가 시속 45km에 이른다. 이는 현존하는 로봇 중 가장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비자들의 온라인이나 모바일 쇼핑몰에 대한 수요가 점점 커지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점 점 더 빠른 배송을 원하고 있으며,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은 아스팔트로 포장된 평탄한 도로로만 되어있는 것은 아니다. 경사진 산간지역, 모래로 뒤덮힌 사막지역, 늪지, 비포장 도로 등 우리가 사는 땅은 그리 평탄치만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두 가지 군용로봇의 특성은 향후 군사용을 벗어나 민간 배송용으로써의 활용에 있어서 그 가능성을 시사해주기에 충분하다.
창고관리 로봇
창고관리에서의 로봇을 논할 때는 AGV(Automated Guided Vehicle)를 빼놓을 수 없다. 미국의 온라인 유통업체인 아마존은 지난 2012년 AGV기반의 키바 시스템의 제작업체인 키바 시스템즈(현 아마존로보틱스)를 인수, 키바시스템을 창고에 도입하였다. 업계에서는 아마존의 키바시스템 도입에 대하여 성공적이라고 보는 사례가 많고, 어느샌가 키바는 아마존의 대명사가 되었다.
아마존 키바의 성공요인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물건이 사람에게 오는 방식(GOODS TO MAN)을 활용한 ´효율성 향상´이다. 기존의 창고에서는 작업자가 직접 물건을 가지러감으로써 동선의 길이가 길고 그에 따라 작업자의 피로도는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러나 키바의 경우 GOODS TO MAN 방식으로, 작업자는 한자리에서 물건을 집어 들기만 하면 된다. 이에 따라 작업자의 효율성과 피로도를 개선할 수 있었다.
키바의 성공요인 두 번째는 바로 ‘유연성’이다. 키바는 수요에 따라 유동적으로 기기 투입대수를 조절가능하다. 따라서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같이 물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성수기에는 기기를 더 많이 투입하여 생산성을 높이고, 물량이 적은 시기에는 기기를 줄이는 방식으로 키바 사용에 있어서의 운영비용을 최소화 할 수 있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키바를 AGV의 1세대라 부르고 있다. 그리고 거기에 좀 더 발전된 형태인 1.5세대 AGV 또한 존재한다. 스위스의 로봇 제조업체인 스위스로그(Swisslog)의 캐리픽(Carry Pick)이 바로 그것이다. Carry Pick의 겉모습은 키바와 비슷하다. 운영 방식 또한 GOODS TO MAN 방식을 따르고 있다. 그런데 왜 캐리픽은 1.5세대로 불리는 것일까?
핵심은 바로 ‘생산성 향상’에 있다. 그 핵심에는 바로 ‘충전방식’이 있다. 키바의 경우 배터리가 떨어지면 자동으로 충전 장소에 가서 충전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여기에서의 단점은 바로 충전시간 중에 작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캐리픽의 경우 충전에 있어서 ´인덕션 방식´ 즉, ´무선자기 유도 충전´을 도입함으로써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였다.
이러한 충전방식의 설비에 있어서 또한 스위스로그의 효율성에 대한 노력이 엿보인다. 캐리픽의 유도대전(Induction Charging)방식의 충전은 바닥에 코일을 깔아 그 위를 기기가 지나감으로써 충전하는 방식이다. 이때, 모든 동선에 코일을 설치한 것이 아니라 일부 라인에만 코일을 설치한다. 따라서 배터리가 충분할 시에는 모든 코스를 자유롭게 움직이다. 배터리가 일정수준 미만이 되면 짜여진 알고리즘에 따라 충전레일이 설치된 코스를 위주로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그 후 충전이 완료되면 전과 같이 자유롭게 이동하며 일을 수행한다.
이렇듯, 캐리픽은 충전시간의 공백을 메우고, 투자설비에서도한 최소한의 투자만을 함으로써 효율성을 극대화 시킨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1세대 키바와 1.5세대 캐리픽은 공통점인 한계가 있다. 그것은 바로 들 수 있는 중량(MAX PAYLOAD)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다. 키바의 경우는 약 340kg을 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캐리픽의 경우 이보다는 높은 600kg을 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온라인 쇼핑몰을 제외한 많은 창고들은 경량랙에 물품을 보관하기보다는 팔렛트 형태로 보관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때 무게는 1톤을 넘는 것도 부지기수이다. 특히 국내의 경우는 더욱 이러한 경향이 짙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한 것이 2세대 AGV ´오토(OTTO)1500이다. 캐나다소재의 클리어패스 로보틱스(Clearpath Robotics)는 2세대 AGV ‘오토(OTTO)1500’를 선보였다. 오토의 경우 팔렛트 크기의 물건을 실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최대 1500kg까지 실을 수 있다고 한다.
로봇 패러다임의 변화
기존의 로봇들은 앞서 언급한 사례들과 같이 단순히 정해진 명령에 의해 동일한 동작만을 반복하는 형태이다. 그러나 이러한 로봇의 패러다임에 변화의 움직임이 서서히 느껴지고 있다. 빅데이터, 머신러닝과 같은 기술의 발달로 인해 로봇의 패러다임이 기존의 단순동작만을 반복해오던 모습에서 변화하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즉,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 혹은 지능화 로봇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개념은 1956년 다트머스 대학에서 당시 최고의 과학자들이 모여 ‘인공지능’이라는 분야를 창시한 것에서 출발한다. 사실 그 이전부터 인공지능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는데 대표적으로 1950년 앨런 튜링이라는 과학자가 ‘기계가 생각할 수 있는가? 기계가 진짜 인간처럼 보이도록 하는데 성공한다면 확실히 그것은 지능적‘이라는 인공지능에 대한 판단기준을 제시하면서 ’튜링 테스트‘라는 방법론을 제안하였다. 튜링테스트란 실험자 한 명이 다른 실험자 1명 및 컴퓨터와 대화를 하게하고, 둘 중 어느 쪽이 사람인지 구분할 수 없다면 이 컴퓨터를 인공지능을 갖춘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테스트이다.
사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이라는 개념을 더욱 쉽게 설명하자면, 인공지능은 컴퓨터의 발전된 형태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컴퓨터의 발전과정은 6세대로 나눌 수 있다. 진공관을 사용한 1세대 컴퓨터를 시작으로 트랜지스터를 사용한 2세대 컴퓨터, 집적회로를 사용한 3세대 컴퓨터, 고도집적회로를 사용한 4세대 컴퓨터 그리고 현재의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인 5세대 컴퓨터까지 이어진다. 그리고 제 6세대 컴퓨터가 바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컴퓨터인 것이다.
인공지능을 더욱 단순히 표현하자면, 하나의 소프트웨어인 것이다. 영화 ´her´에 등장하는 OS처럼 말이다.
현재의 기술로는 아직은 하드웨어라 할 수 있는 로봇과 소프트웨어인 인공지능이 합쳐진 지능화 로봇은 무리일 듯싶다. 그러나 로봇이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듯, 인공지능 또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핵심기술로는 머신러닝, 딥러닝, 컴퓨터 비전, 인공 신경망, 음성 인식 기술 등이 있다. 특히, 최근에는 ICT업체들이 인공지능과 관련된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다.
구글은 2014년 1월 영국의 딥러닝 전문회사인 ‘딥마인드’를 4억 달러에 인수하였으며, 사진 인식을 통한 번역 기술을 가진 ‘월드렌즈’를 같은 해 5월에 인수 한 바 있다. 또한 페이스북은 음성인식 스타트업인 ‘위트 에이아이(Wit AI)를 인수한바 있다. 또한 IBM은 현존하는 AI중 가장 뛰어나다고 인정받고 있는 인공지능 컴퓨터인 ‘왓슨(Watson)‘을 선보인 바 있다.
좀 더 우리 삶에 와닿아 있는 인공지능 기술도 존재한다. 애플의 ‘시리’가 바로 그것이다. 아이폰 유저라면 버튼하나면 손쉽게 시리를 불러낼 수 있다. 시리를 통해 전화, 메시지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검색 또한 가능하다. 애플은 ‘시리(Siri)’라는 음성인식 서비스를 201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 2011에서 처음 공개하였다.
시리는 본래 2003년부터 2008년까지 미국 국방부 소속의 방위고등연구계획국에서 인공지능 기술 확보를 위해 진행된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 2007년 시리인터내셔널은 인공지능기술 프로제트에서 음성개인비서 연구 부문만을 독립시켜 벤처기업 시리를 설립하였는데 당시 애플의 CEO였던 스타브 잡스가 이를 약 2억 달러(한화 약2,300억 원)에 2010년 인수하였다.
그렇다면 물류산업에 있어서 인공지능은 어떻게 활용이 되고 있을까?
로봇과 같이 운송측면과 창고관리 측면으로 나누어 살펴보도록하자.
운송측면에서는 호주의 ICT연구기관인 NICTA(National ICT Australia)는 지난 2014년 호주의 제빵회사인 Tip Top Bakeries의 배송 네트워크를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크게 개선하여 2014 아이어워드(iAward) 뉴사우즈웨일즈(New South Wales) 수상자로 뽑혔다. 당시 TIP TOP Bakeries의 운송료 중 약 80퍼센트를 배송료가 차지했다. NICTA는 Tip Top의 배송트럭의 이동 거리를 어떻게 줄일지에 대한 연구를 하기위해 수년에 걸쳐 비용, 가격, 유통, 고객 세일, 매출 등의 자료를 수집했다. 그 결과 연간 운송 거리를 약 백만킬로미터 이상 절감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다음으로 창고관리 측면의 사례는 다음과 같다.
일본 전자제품 업체 히타치(Hitachi)는 새로운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물류창고 효율성을 제고했다. 이는 현장 근무 측면보다는 관리자의 측면에서의 프로그램이다. 히타치측에서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물류 창고의 업무 효율성이 8% 개선됐다”며 “이 프로그램은 엄청나게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검토해 가장 효율적인 지시를 내릴 수 있는데, 인간 관리자는 그런 일을 처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하자면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인간 관리자보다 더 효율적으로 ´업무 지시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입고된 제품을 하역하여 적치, 보관하는 하는 경로를 가장 효율적으로 알려줄 수 있다고 한다.
다가올 2016년 전망 및 이슈는?
이상의 논의에서 볼 수 있듯이 로봇은 이미 물류산업에 한 발을 들여놓았으며, 곧 큰 걸음을 떼며 성큼성큼 다가올 것이다. 육체와 지능 양면에서 인력을 대체하며, 때로는 인간을 보조하며 물류산업의 중심 생산자원으로 자리매김할 이들의 미래를 다음과 같이 전망해 본다.
1) 운송분야
현존하는 드론은 운영방식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사람이 조종하여 운행하는 방식인 ´R/C(Remote Control) 방식´과 목적지를 설정하면 자동으로 주행하는 ´완전 자율주행 방식´이 바로 그것이다. 드론의 현재 기술은 충분히 두 가지 종류 모두 상용화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안전관련 이슈로 인하여 완전 자율 주행 방식을 통한 완전 무인 운송은 2020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현실에 좀 더 빠르게 다가올 것으로 예상되는 드론은 R/C방식의 드론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의 경우에는 2016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드론시범사업이 1~2년 정도 진행된 이후에나 실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드론 운영에 대한 법적 규제 및 환경을 구축 할 예정이라고 전해진다.
항공은 육상보다 규제가 더욱 까다로운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위에서 언급한 항공 드론보다는 스타쉽과 같은 소형 육상 드론 운송이 라스트 마일 측면에서 수년 내 실현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법적이슈 및 기술적 안전규정 보완 등이 선결되어야 할 것 이다.
무인자동차 역시 같은 이유로 단기간의 상용화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2020년 경, 일부 무인차 전용 도로망에 한정된 모습이긴 하겠지만 우리 주변에 무인트럭이 주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단기적으로는 유사자율주행 방식인 ´트럭 플래투닝(Truck Platooning)´을 필두로 점진적으로 확산이 예상되는 바이다.
트럭 플래투닝은 자동주행의 한 분야로, 두 대 이상의 트럭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선두 트럭의 운전자가 운전을 하면 뒤 트럭이 자동으로 1초 간격을 두고 따라가게 하는 시스템이다. 그 뒤에 따라오는 트럭은 핸들링, 가속, 감속이 자동으로 되며 운전자는 모니터링만 하면 된다.
2) 창고관리
창고관리 측면에서는 어떠한 전망을 할 수 있을까?
현재 창고관리측면에서의 아마존의 ´키바´, 스위스로그의 ´캐리픽´ 등과 같은 창고보관 물류 로봇은 완전 무인화가 아닌 작업자의 적치 및 피킹 작업을 지원하는 형태이다. 그러나 향후에는 상·하차, 보관하역 수행 작업으로 로봇의 활용 영역이 확대될 전망이다.
독일의 세계적인 산업용 로봇 제조사인 쿠카(KUKA)는 지난 14년 10월 21일 스위스로그를 인수했다. 이는 기존의 쿠카의 핵심 기술인 ‘로봇팔’에 이동성을 부여기 위한 전략으로 예상된다. 스위스로그는 캐리픽(Carry Pick), AGV Srandard, AGV Hybrid 등 모바일 플랫폼 로봇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상해 볼 수 있는 그림은 다음과 같다. 캐리픽과 같은 모바일 플랫폼 기술에 쿠카의 로봇팔(Manipulator) 기술을 접목시켜 무인으로 이동하면서 피킹까지 하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로써는 산업용 로봇으로는 파렛타이징이나 케이스 피킹 정도만이 가능하다. 그러나 향후에는 중량물 피킹, 좀 더 다양한 크기의 화물의 하역 등 고난도 작업이 수행 가능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예로는 구글의 인더스트리얼 퍼셉션(Industrial Perception)을 들 수 있다. 인더스트리얼 퍼셉션의 경우 하역 작업에 있어서 덜 규격화된 크기의 화물을 하역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움직임을 가능하게 한 가장 핵심적인 기술은 ´컴퓨터 비전´기술이다. 현존하는 대부분의 하역이나 피킹 로봇의 경우 사람으로 치자면 맹인에 가깝다. 직접 만져보고 작업을 수행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로봇에 ´눈´을 부여해주는 기술이 바로 ´컴퓨터 비전´기술인 것이다. 향후 컴퓨터 비전의 기술의 발달로 인해 로봇의 피킹 기술은 더욱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3) AI관련
그렇다면 AI는 향후 어떠한 모습을 보일까?
비록 인공지능은 초보 단계에 있지만, 사실 현재도 기대수준을 낮추면 실제 적용할만한 부분은 많이 존재한다.
기존의 정적 데이터 대상의 수리적 최적화에 의존하던 다양한 물류운영 문제들을 인공지능을 통하여 개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현장 작업보다는 운영관리자 역할을 상당부분 대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자면, 차량 라우팅에 있어서 실시간으로 최적의 라우팅을 연속 최적화하여 작업을 지시하거나, 오더가 들어왔을 시 최적의 출하 스케줄 확립, 혹은 효율적인 창고관리에 있어서도 활용 가능 할 것으로 보인다. 즉, 물류의 3대 시스템인 OMS, TMS, WMS에 인공지능을 활용한다면 더욱 최적의 해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물류산업에 있어서 인공지능의 활용이 뚜렷이 보이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구글은 인공지능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소스를 오픈하여 개방형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노력 하고 있다.
지난 11월 9일 구글은 머신러닝 ‘텐서플로우(tensorFlow)´를 오픈소스로 전격 공개하였다. 이는 폐쇄적인 방법으로 인공지능을 발전시켰을 때보다 훨씬 더 인공지능의 고도화와 활용도 확대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은 지난 2008년에도 안드로이드 소스를 완전 오픈하여, 성공한 선례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구글의 움직임 이외에도 여러 인공지능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인공지능 기술을 오픈소스로 제공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처음 스마트폰 이라는 개념이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우리는 이렇게 스마트폰 기술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스마폰의 기술은 해가 거듭될 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고있으며, 지금도 스마트폰의 기술은 우리가 예상한 것 보다 훨씬 더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안드로이드 사례와 스마트폰 기술의 사례처럼 인공지능 기술 또한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빠르게 우리 삶에 다가올 것으로 전망된다. 즉, Robot의 ‘Ro’와 Logistics의 ´gistics´를 합성한 Rogistics의 시대가 도래 할 날도 머지 않았다.
*해당 기사는 CLO 통권66호(12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일부 발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