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상용 무인 트럭 개발 어디까지 왔나

by 콘텐츠본부

2015년 11월 23일

* 해당 기사는 CLO 통권 64 호 (10 월호 ) 에 게재된 기사를 일부 발췌했습니다.

 

도로 운송의 차세대 마일스톤(milestone)
상용 무인 트럭 개발 어디까지 왔나
글. 이석영 기자

 

Idea in Brief
과거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육상운송 시장에서는 도로 화물 운송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자주 거론되어 왔다. 최근에는 옴니채널의 발달로 인한 소비량 증가로 도로 물동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이 문제점들이 더 주목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화물차 운전업을 기피하며 인력 부족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장거리 운전에 따르는 높은 피로도와 그에 미치지 못하는 저임금, 그리고 열악한 복지환경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해결하고자 최근 들어 많은 기업에서 ‘상용 무인 트럭’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입제, 화물 과적, 인력 부족 등 육상운송 분야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거론된 지는 꽤나 오랜 시간이 흘렀다. 특히 이커머스 시장 확대로 인한 소비량 증가로 도로 물동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이 문제점들은 더 주목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늘어난 수요를 충족시키는 공급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화물차 운송업의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해당 업종에 대한 기피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장거리 운전에 따르는 높은 피로도와 그에 미치지 못하는 저임금, 그리고 열악한 복지환경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같은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많은 기업들이 ‘무인’이라는 단어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무인(無人), 사람이 없어도 자동 주행을 할 수 있는 자동차를 개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구글 무인 자동차와 애플카를 들 수 있다. 이처럼 일반 자동차 기업 외에 시스템을 다루는 IT기업도 자동차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많은 기업들이 승용차(passenger car) 개발에만 치중했었다. 하지만 근래 들어서는 이처럼 끊이지 않는 도로 운송 문제점 해결을 위해 무인 상용차(commercial car) 개발 분야 또한 주목 받고 있다.

 

무인 상용 트럭의 시발점, 월마트
무인 상용차 시대에 불을 붙인 첫 번째 기업은 ‘월마트(Walmart)’였다. 월마트는 세계 최대 슈퍼마켓 기업(2014년도 포춘지 선정)이다. 첫 번째로 무인 상용 트럭을 선보인 업체는 제조업체가 아닌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유통업체인 것이다. 월마트는 지난 14년 3월에 처음으로 이 트럭을 세상에 내놓았다. 상용 트럭의 이름은 ‘The Walmart Advanced Vehicle Experience concept truck’이다. 월마트는 아직 이 트럭의 정확한 투입 시기를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만약 이 신형 트럭들이 기존 트럭들을 대체하게 된다면 2015년 말까지 2005년 대비 효율성은 배가 될 것이라 예측했다.

월마트의 컨셉 트럭은 트랙터(tractor: 트레일러를 견인하는 차량, 트럭의 앞부분)가 트레일러(trailer: 화물칸, 트럭의 뒷부분)를 끌고 가는 전형적인 대형 트럭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기존 트럭과는 달리 내연기관에 전기모터와 마이크로 터빈(micro-turbine)을 조합한 새로운 동력원을 적용했다.

 

마이크로 터빈 제작사 한 관계자는 “이 터빈은 기존 터빈과 달리 에어베어링(air bearing)을 적용해 오일 교체 작업이 필요 없을 것”이라 언급했다. 또한 트럭 제작사인 피터빌트는 트럭에서 라디에이터를 제거를 통해 공기저항을 20% 가량 감소시켰다 밝혔다. 이로 인해 10%의 연비가 향상된 것이다.

 

차량 디자인 또한 새롭다. 우선 다른 트럭과는 달리 운전자가 정중앙에 앉아 운전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트럭 전면의 유리도 대형 통유리를 붙여서 충분한 시야 확보를 할 수 있게 만들었다. 더불어 계기반은 모두 대형 스크린으로 대체하였다. 운전 시 필요한 모든 정보를 쉽고 편하게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월마트의 상용 트럭은 다방면에서 좋은 역량을 발휘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월마트가 고민해왔던 ‘운행거리는 줄이고 물건은 더 많이 배송하기’를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다. 또한 운전자가 운전 이외에 다른 업무를 보기에도 편해져 일의 효율성 또한 상승될 것이다. 더불어 높아진 연비 덕분에 환경적으로도 좋은 수단이다.

 

프레이트라이너 인스퍼레이션(Freightliner Inspiration)
월마트의 상용 무인 트럭 이어 최근에 ‘주행 허가’가 떨어진 무인 트럭이 있다. 바로 지난 5월 독일의 다임러 AG가 공개한 ‘프라이트라이너 인스피레이션 트럭(Freightliner Inspiration Truck)’이다. 이 트럭은 다임러가 판매하는 18륜 트럭의 하이테크 버전으로 고속도로에 들어섰을 때 자동주행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달리게 된다. 즉, 자동 운전기능을 갖춘 대형 트럭으로 지난 5월 8일 미국 네바다 주로부터 도심 주행이 가능한 ‘AU 010’ 번호판을 받았다. 세계 최초로 자동 운전 트럭에 대한 ‘주행 허가’가 떨어진 것이다.

 

이 트럭이 다른 트럭들과 다른 점들을 꼽자면 이렇다. 먼저 미러 카메라, 스테레오 카메라 등의 입체식 카메라가 차선을 읽는다는 점이다. 이 카메라는 수평 45도, 수직 27도 시야각으로 전방 100m까지 탐색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차선을 인식하고 하이웨이 파일럿(Highway Pilot)과 커뮤니케이션한다. 또한 트럭 앞 범퍼 중앙에 부착된 단거리/장거리용 레이더가 도로를 앞 쪽을 스캔하여 장애물을 탐지한다.

 

단거리 레이더는 130도의 시야각으로 전방 70m를 스캔하여 넓은 시야를 제공한다. 반면 장거리 레이더는 18도의 시야각으로 약 250m까지 탐색하여 좁고 먼 거리의 시야를 제공한다. 이러한 레이더의 역할로 일정하게 차간 거리를 유지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후방 센서나 거리측정 장비 또한 불필요하게 되었다. 더불어 안전성을 위해 차선 유지, 충돌 회피, 속도 조절, 브레이크 및 스티어링 조작 등의 기능이 더해졌다.

 

다임러 볼프강 버나드(Wolfgang Bernhard) 트럭 부문 대표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상업용 트럭의 상용화가 복잡한 일반 도로를 달리는 무인 승용차보다 더욱 빠를 것”이라며 “자율 주행 트럭으로 장시간 운전을 해야 하는 화물차 운전자들의 피로로 인해 발생하는 중대형 사고를 막을 수 있으며 운행 연비를 효율적으로 개선하여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무인 화물차의 등장으로 인해 육상운송 분야에 많은 변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가장 기본적으로 트럭이 자율 운행을 하게 되므로 운전자는 ‘다른 업무’를 할 수가 있다. 예를 들어 이런 상황을 상상해볼 수 있다. 트럭이 고속도로에 진입을 하게 되면 운전자는 자동주행모드로 전환한다. 그리곤 핸들을 잡지 않고 자율 주행이 잘 되고 있는지 확인한다. 이후엔 자유롭게 화물의 배송처를 다시 확인을 하거나 목적지에 거의 도착했다면 거래인과 통화를 하는 등의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운전을 하면서 운송에 관한 부가적인 업무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다임러 한 관계자는 이러한 특징과 관련해 “자동 운전 트럭의 목적은 운전자의 활동 범위를 넓히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도로 운송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향상시킬 것”이라 설명했다.

 

상용 무인 트럭이 양산되기까지
이렇듯 상용 무인 트럭의 개발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보완되어야 하는 문제점들이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첫 번째로 트럭 자체의 기술적인 문제를 꼽을 수 있다. 현재까지 개발된 무인 트럭들은 완전히 자동화된 기술을 갖추지 못했다. 그 예로 프레이트라이너 인스퍼레이션 트럭의 경우 고속도로에서만 자율 운행이 가능하다. 즉 시동을 걸고 끌 때, 혹은 고속도로가 아닌 일반 도로에 진입할 때는 아직 운전자의 수동조작이 필요한 것이다. 또한 차선을 변경하거나 다른 차량을 추월하는 기술 또한 아직 부족한 부분이 존재한다.

 

두 번째로 사이버 보안 문제와 법률적인 부분을 해결해야 한다. 무인 트럭은 주로 시스템적인 부분으로 작동하는 요소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해킹과 같은 보안 관련 문제를 선결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운전 시에 운전자가 다른 행동을 하거나 차량 속도 등과 관련하여 도로 교통 규제도 손질돼야 한다. 더불어 자율 주행 트럭이 사고를 낼 경우와 같은 상황을 대비하여 법적 책임과 보험 규정도 제정될 필요가 있다.

 

이렇듯 아직 많은 부분이 과제로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용 무인 트럭이 가져다 줄 혜택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많은 기업들이 무인 트럭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는 이유가 있다. 이러한 무인 화물차의 등장은 공로운송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물류 산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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