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Door to Door의 시대에서 Anywhere to Anywhere의 시대로

by 전광일

2015년 09월 12일


anywhere to anywhere

 

* 해당 기사는 CLO 통권 62호(7-8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일부 발췌했습니다

 

Door to Door의 시대에서 Anywhere to Anywhere의 시대로

글. 전광일 SK플래닛 11번가 물류팀장

 

Who?

전광일

11번가 물류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13년간 인터넷쇼핑몰에서 물류만 담당한 현장출신 전문가로 예스24와 디엔샵 등에서 물류센터 시스템구축 등 기획·관리업무를 중점적으로 맡아왔다.

 

idea in brief

‘디지털 유목민’의 증가로 대중의 생활패턴이 바뀌고 있다. 그렇다면 배송의 패턴도 이와 함께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집, 회사에 국한된 ‘화물수령지’를 고객의 패턴에 맞춰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가령 아마존의‘마이트렁크’서비스는 집, 회사에 국한된 화물 수령지를‘트렁크’로 확장했다. Door to Door 시대의 종영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Anywhere to Anywhere의 시대가 오고 있다.

 

필자에게 오프라인 물류와 전자상거래 물류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 뭐냐고 묻는다면 ‘고객접점’이라 답하고 싶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유통의 고객 접점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고객접점은 크게 두 가지 포인트로 나뉜 다. 이는 ‘상품을 인지하는 접점’과 ´상품을 픽업하는 접점’이다. 오프라인 유통의 경우 상품을 인지(상품을 보고 만지고 느끼는 것)하는접점과 상품을 픽업하는 접점이 소매점이라는 동일한 공간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온라인 유통의 경우 상품을 인지하는 접점과 상품을 픽업하는 접점이 서로 다르다. 가령 온라인 유통에서 상품을 인지하는 접점은 온라인 웹사이트, TV 홈쇼핑,모바일 등 매우 다양한 채널로 확대되고 있다. 또 다른 포인트인 픽업 접점은 ‘고객의 문전’이다. 이런 차이점을 고려하여 온라인 물류 담당자들은 그에 맞는 물류센터와 프로세스 그리고 시스템을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 물류는 오프라인 물류에 비해 고객에게 한발짝 더 다가가는 프로세스를 추가했다고 볼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필자는 온라인 유통이 오프라인에 비해 고객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지난 기고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고객 접점이 바 뀌면서 전자상거래 업체가 직접 ´ 배송부분´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사례가 다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고밴, 메쉬코리아와 같은 벤처기업들은 새롭게 배송 물류 분야에 진출하며 좀 더 편리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류시장의 이러한 변화와 함께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 그리고 디지털 유목민들의 증가로 인한 생 활패턴 변화는 물류산업에 새로운 고민거리를 선물해줬다. 이제 소비자들은 한 번에 다량의 상품을 구입하지 않게 됐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 증가, 쇼핑몰의 빠른 배송 서비스 등으로 인한 결과다. 대부분의 상품들은주문한지 D +2 차에 배송되며 늦어도 D +3 을 넘기지 않기 때문에 기존에 어느정도 규모를 가지고 다량을 구매했던 생필품의 경우도 필요한 만큼 그때 그때, 소량 주문하는 패턴으로 바뀌고있는 것이다.

 

고객들이 집 또는 사무실에 머무는 시간 또한 점점 줄어들고 있다. 택배기사가 고객에게 직접 물건을 전 달하는 비율은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때문에 경비실 또는 회사 데스크에서 택배물품을 대리 수령하는 경우가 일반화되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머무르고 있는 위치가 점점 다앙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평일에는 업무를 하기위해 이동하고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여가를 즐기기 위해 이동한다. 모바일의 발전으로 상품주문 또한 소비자의 동선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앞으로 직업과 업무의 패턴도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 예상된다. 모바일 기술의 발전으로 특정회사와 공간에서 일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이동하면서 업무를 보는 ‘디지털 유목민’이 늘어날 것이다. 이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업무가 한창인 시간인 낮에 커피숍을 가더라도 노트북에 이어폰을 연결하고 업무를 보고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다. 학생은 물론, 1인 기업인으로 업무를 보는 사업가, 영업사원 그리고 주부들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일이 끝나면 바로 다음장소로 이동한다. 사람들이 한자리에 머무르는 시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배송의 패턴도 이와 함께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까지의 배송은 주문 당시 설정한 주소지로 배송지를 선택하고 물건이 배송될 때까지 기다리는 프로세스였다. 그러나 이제는 다양한 공간으로 업무와 여가를 즐기기 위해 이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다보니, 한 곳에 머물러 물건을 기다릴 시간 또한 없을 것이다. 택배의 대면 수령율이 줄어든 것은 당연한 결과다.

 

최근 아마존에서 미래지향적이면서도 재밌는 서비스를 하나 발표했다. 아우디,DHL 과 제휴 하에 런칭한 ‘마이 트렁크’가 그것이다. 이는 아마존프라임 고객을 대상으로 ‘마이 트렁크’ 서비스를 통해 자신의 차량 트렁크에서 주문물품을 받아보도록 한 서비스다.

 

 

지금까지 배송 서비스의 수령지는 집 또는 회사가 전부였다. 그러나 아마존의 ´마이 트렁크’ 서비스는 배송 수령지의 영역을 건물이 아닌 다른 공간으로 확 장시킨 것이다. 이는 두 가지 시사점을 보여준다. 하나는 고객의 이동 동선을 고려한 배송 서비스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둘은 간접 수령의 지원이다.

 

재밌는 상상을 한번 해보도록 하자. 프로젝트를 위해 자동차로 이동하다 신호대기상태에서 잠깐의 짬을 내어 주문을 한다. 하지만 결제만 할 뿐, 수령지를 따로 선택하지는 않는다. 잠시 후 목적지인 판교의 작은 커피숍에 도착할 즈음, 쇼핑몰에 물건이 준비되었으니 배송 받을 위치를 선택해달라는 메시지가 스마트폰을 통해 전송된다. 스케줄을 확인한 나는 미팅이 끝나고 지금 있는 커피숍에서 스마트폰의 GPS 를 활용해 위치를 선택한 후 배송지를‘마이 트렁크’ 로 선택한다. 모든 업무가 끝나고 귀가한 후, 트렁크에서 낮에 주문한 상품을 꺼내들고 집으로 들어간다.

 

최근 바뀌고 있는 대중의 생활 패턴과 모바일 기술의 발전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터무니없는 이야기 같지는 않다. 배송 서비스를 Door to Door 서비스라고 명칭한다. 하지만 앞으로 이커머스와 모바일, 그리고 배송 서비스의 발전으로 이러한 용어가 Anywhere to Anywhere 로 바뀌는 시대가 오지는 않을까. 이런 시대의 흐름에 맞춰 물류 서비스도 진화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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