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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물류인턴 도전기 - 인턴의 눈으로 본 “인도네시아 물류”

by 콘텐츠본부

2015년 07월 03일

 

해외 물류인턴 도전기

 

 

인턴의 눈으로 본 “인도네시아 물류”

글. 김대현(인하대학교 아태물류학부 4년, 인도네시아 A포워딩업체 인턴)

 

인도네시아의 물류이야기를 하기 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인도네시아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인도네시아어에는 ‘아사(餓死)’라는 단어가 없다. 그만큼 오래전부터 큰 노력을 하지 않아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었다는 말이다. 때문에 인도네시아인들은 매우 낙천적이다. 한국사람들은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라는 말을 자주 한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인들의 신조는 ‘내일도 오늘만 같아라.’이다. 먹고사는데 지장만 없다면 행복하다는 의미이다. 어떻게 보면 한국인들이 배워야 하는 여유로운 자세이지만, 한국인의 입장에서, 특히 시간이 생명인 물류업종의 매니저로 일하는 한국직원들의 입장에서 이는 큰 애로사항이 아닐 수 없다. 인턴사원으로 처음 사무실에 출근했을 때 한국과는 다른 분위기에 큰 충격을 받았다. 과연 여기가 회사일까 초등학교인가 싶을 정도로 시끄러운 분위기, 심지어 근무시간에 잡담을 하거나, 노래를 부르고 다니는 현지인 직원도 있었다.

 

높은 시장잠재력, 열악한 인프라

인도네시아의 물류시장은 거대하다. 2억 5000만 명이 넘어가는 인구, 그들이 소비하는 물품에 대한 수입물량과 값싼 노동력에서 나오는 수출물량은 가히 어마어마하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봉제공장이 있으며, 그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은 전 세계로 수출된다. 최근 인도네시아 내수 시장 또한 몇 년 사이에 급성장함했다. 이러한 시장가치를 인식하고 롯데, 삼성, LG, 현대 등 많은 한국기업들과 그 이상의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있다.

 

높은 시장 잠재력과는 반대로 인도네시아의 물류 인프라는 한국에 비해 상당히 열악하다. 한국에서 물류를 공부했다거나, 관련업종에 대한 경험을 조금이라도 했던 사람들이라면 단 며칠간의 현장 경험으로도 이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중 몇 가지를 꼽아보자면 첫 번째로 도로사정을 말할 수 있다. 자카르타의 교통체증은 세계 1위를 자랑한다. 특히 11월부터 3월에 해당하는 우기에는 더욱더 심각하다. 만약 ‘Banjir(반지르)’라고 불리는 홍수가 일어나기라도한다면 자카르타 북쪽 지역의 물류 정체는 그야말로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는 항구와 공장이 대부분 자카르타 북쪽 지역에 있고, 많은 물류창고들이 모여 있는 ‘딴중 프리옥(TJ. Priok)’지역의 도로가 침수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배송이 지연되고, 물류업체의 직원들의 발이 묶여 출근을 하지 못하기도 하는 등 여러 종류의 문제가 발생한다.

 

둘째로 인터넷환경이 좋지 못하다. 세계 최대 규모 콘텐츠 딜리버리 서비스 제공업체 아카마이 테크놀로지가 최근 발표한 ‘2014년 3분기 세계 인터넷 속도 보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세계 77위라는 참담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는 당연 물류업무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의 경우 EDI를 통해 전자문서로 통관이 이루어지는 것이 당연한데, 인도네시아는 인터넷 환경이 좋지 못하다 보니 시스템상의 오류로 전송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업무를 보는 도중에 인터넷이 끊겨 이메일이 늦게 들어와서 발생한 문제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통관 뒤에 숨은 비용, 만능은 아니다.

 

인도네시아는 통관절차에 있어서 세관의 권력이 강력한 편이며 서류 수속이 상당히 까다롭다. 실 예로, 적하목록(manifest) 신고서상에 ‘Logistics’의 가운데 글자인 s가 입력되지 않아서 서류심사에서 거절당하거나 B/L(Bill of Lading : 선하증권)상의 수취인(Consignee) 주소에 Shanghai까지만 기명되고 뒤에 China가 안 써있다는 이유로 서류가 통과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위와 같은 경우로 수속이 막힐 경우 원래대로라면 정정신청(Redress)을 통해 정식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이럴 경우 현지인들의 느긋한 업무처리 특성상 통관이 며칠씩 지연되곤 한다. 통관 지연에 따른 창고료는 당연히 계속 증가한다. 이런 창고비용은 포워더가 화주 혹은 수하인에게 실비 청구되기에 통관사 입장에서는 최대한 빠르게 통관시켜 화주기업의 생 산일정이나 판매일정에 문제가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서비스 수준을 결정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빠른 수속을 만드는 것이 뒷돈이다. 통관사는 뒷돈을 통해 세관공무원과 네고를 하여 물건을 좀 더 빠르게 통관시킨다. 만약 정상적인 정정신청 과정을 거쳤을 경우에도 수고비 명목으로 세관공무원에게 추가비용을 건네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본다면 대부분의 문제가 뒷돈으로 해결될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도 않다. 인도네시아는 밀수에 매우 민감한 성향을 띄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한 통관은 매우 엄격하다. 다만 서류상의 작은 문제는 현지 세관공무원의 월급과 비교하자면 상당히 큰 금액이기에 어느 정도 눈감아주는 것이 아닐까싶다.

 

 

기회의 땅 ‘인도네시아’


앞서 언급한 뒷돈을 챙기는 등의 부정적인 사례는 사실 일부분이다. 인도네시아에는 친절하고 순박한 현지인들도 많고 가족과 주위사람을 챙기는 문화에 있어서는 한국인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느긋하지만 행복하게 지내는 자세 또한 부러웠다. 이렇게 사소한 일에도 낙천적으로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은 분명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점이라 생각한다.

 

인도네시아는 타 동남아국가와 다르게 자체적으로 내수를 활성화 시킬 만한 거대한 인구를 지니고 있다. 부족한 인프라는 앞으로 만들어나갈 것이 많다는 것을 반증한다. 때문에 인도네시아 물류산업의 성장 가능성은 앞으로도 무궁무진하다. 만약 새로운 환경을 개척하겠다는 도전정신을 가지고 있다면, 그리고 미래의 가능성을 중요하게 여긴다면 인도네시아 물류는 좋은 출발선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오는 6월 귀국을 앞두고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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