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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아마존이 선택한 블랙박스? 물류 모니터링 솔루션 '컨가드'

by 신승윤 기자

2019년 11월 11일

다임러, 필립모리스, 나이키, 아마존이 선택한 물류 '블랙박스' 서비스

위치정보, 온‧습도, 충격, 문 열림, 루트 대조 등 컨테이너 종합 모니터링 가능해

‘운’에 맡기던 요소들 ‘정보’로 제공해 고객별 SCM 철학 지키겠다

 

글. 신승윤 기자

 

자동차 제조회사 다임러(Daimler AG), 담배 제조회사 필립 모리스(Philip Morris), 스포츠용품 제작회사 나이키(Nike)부터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Amazon), 전자제품 제조회사 로지텍(Logitech), 제약회사 테바(Teva), 유제품 제조사 폰테라(Fonterra)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의 물류 파트너로 선택받은 업체가 있다. 단, 이 업체는 3PL과 같이 직접 운송과 보관을 담당하지는 않는다. ‘지능형 물류 솔루션’이란 이름으로 공급망 효율화에 기여한다는 ‘컨가드(CONTGUARD)’를 만나 공급망과 솔루션, 그리고 속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컨테이너 가드, 컨가드

 

컨가드는 이름 그대로 국제 무역의 주요 수송용기인 컨테이너(Container)를 지키는 솔루션이다. 그 시작은 다소 특이한데, 2012년 이스라엘 국방부의 방산 물류 프로젝트에서 시작해 별도 사업으로 발전했으며, 본사 역시 이스라엘에 위치하고 있다. 현재 총 33개국에 본사 직영 및 GON(Global Operation Network, 국제 오퍼레이션 네트워크)를 두고 있으며, 50여 개국 넘는 곳에서 서비스 중이다. 지난해 기준 14조 원 가치의 화물을 모니터링 했으며, 고객 추산 1200억 원의 손실을 예방했다는 것이 컨가드 측 설명이다.

▲ 물류 모니터링 솔루션 ‘컨가드’

 

이호영 컨가드 코리아 대표는 “기업의 국제 물류 담당자라면 한 번쯤은 꼭 겪는 문제들이 있다”며 “명확하지 않은 화물 위치, 운송 지연, 들쭉날쭉한 운송 시간, 화물의 파손과 분실, 품질 저하 등의 문제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스트레스는 그 ‘원인’을 명확히 규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과거 직접 제조사에서 수출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매번 기도하는 마음으로 그저 기다렸다. 문제의 원인을 빠르게 찾아 해결하기보다, 한참 후에나 수습하는 방법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컨가드는 화물 상태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자체적으로 24시간 통제센터를 운영해 문제발생 시 즉각 개입한다. 나아가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시각자료를 포함한 리포트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이 보다 효율적으로 공급망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설명이다. 정보 습득과 제공은 컨테이너마다 설치되는 IoT 모니터링 장치를 통해 진행하며, 위치정보와 함께 온도, 습도, 충격, 문 열림, 운송 루트 대조와 도착 시간 예측 등을 제공할 수 있다.

▲ 컨가드 솔루션은 화물 관련 정보를 시각자료로 제시할 수 있다.

 

이 대표는 “물류 과정의 블랙홀은 컨테이너가 출발지인 물류창고를 떠나면서부터 시작된다”며 “도착지에 이르기까지 화물은 트럭, 항구, 선박, 기차 등을 거치는데, 이는 전체 운송의 70%에 해당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수차례의 인계 및 선적, 하역 작업이 이뤄지는 동안 화주는 자신의 화물이 어떤 상태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컨가드는 이 영역에서의 가시성을 확보하고, 나아가 그 과정에서 습득한 정보를 분석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속도는 ‘통제권 확보’로부터

 

컨가드가 추구하는 서비스 가치의 핵심은 ‘통제권 확보’다. 그 동안 계약의 직접 당사자인 수입자와 수출자는 물류로부터 소외됐던 것이 사실이다. 컨가드가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낸 통계에 따르면 수‧출입 물류에서 발생하는 사건/사고의 80%는 육상에서 발생한다. 항만에서 컨테이너를 선박에 싣고 내리는 과정, 이를 차량으로 옮겨 운반하는 과정 등에서 컨테이너가 누락되거나, 외부 충격을 받는 등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 국제 물류 사건/사고의 특징은 화주가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거나, 알아채더라도 대외적인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이러한 상황에 놓인 화주에게 컨가드는 통제권을 확보해준다. 문제의 원인을 발견하고, 이를 상황과 조건에 맞게 원하는 방식대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모니터링 솔루션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컨가드는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속도’가 단순히 실시간 감시와 빠른 대처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궁극적으로 고객이 원하는 속도에 대해 스스로 통제권을 가지고, 원하는 방식대로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 대표는 “화주마다 갖춘 조건이 다르다는 것은 그만큼 공급망 관리 방식 또한 상이함을 의미한다. 때문에 단순히 빠른 속도가 아닌 적절한 속도가 필요하고, 적절함이란 단어가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모호함을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제시한다. 이를 통해 컨가드는 가드(Guard)로만 남는 것이 아닌 공급망 효율화 파트너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급망 효율화 사례

 

1. 자동차 제조회사 A

 

모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수시로 발생하는 운송 지연, 그리고 매번 달라지는 리드타임이었다. 유럽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운송 경로 가운데 1000개가 넘는 선적분에서 50% 이상의 추가 지연이 발생했고, 리드타임 변동성은 285%(20~77일)에 육박했다. 이는 제조사 입장에서 부품 등의 지연으로 인해 전체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등 막대한 손실을 발생시켰다. 이와 관련해 컨가드 솔루션은 3가지 원인을 찾아냈다.

 

먼저 철도 운송된 선적분들을 포착했다. 해당 자동차 제조사는 업체 규모가 큰 만큼 여러 포워딩 회사와 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그 가운데 철도 운송이 여러모로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을 내렸고, 물류 과정에서 이를 철저히 배제하기로 운송사들과 약정을 맺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단으로 철도 운송을 감행한 운송사들이 존재했던 것이다.

 

다음으로 해상 경로별 리드타임 차이를 발견했다. 물량이 많고, 여러 포워딩 회사와 계약한 상태였기에 운송 경로 또한 다양했는데, 그 중에서도 해상 경로에 있어 36.5일에서 48일까지 최대 30%의 큰 리드타임 차이가 발생하고 있었다. 그 외에 항구에서 발생한 무단 컨테이너 도어 개방, 환적항에서 발생하는 강한 충격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컨가드 솔루션을 통해 경로별 리드타임 차이를 분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자동차 제조사는 가장 리스크가 낮은 해상 경로를 선택함과 함께 계약을 맺고 있는 3PL 업체들의 약관 준수 여부를 감시하고, 우수 업체를 선별해 계약하는 등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 화물의 품질 및 보안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리드타임 지연 등의 변수를 최소화하여 공급망 효율화를 이룬 사례라 할 수 있다.

 

2. 제약회사 B

 

모 제약회사의 경우 물량이 선적항에서의 실수로 인해 분할(Split Shipment)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총 5개의 컨테이너 중 3대만 선적되었으며, 2대는 분할 및 전력공급이 중단된 것을 발견해 낸 것이다. 의약품 콜드체인의 경우 전력공급에 따른 컨테이너 온도유지가 제품 품질과 직결된다. 자칫 콜드체인이 깨져 의약품 품질에 조금이라도 위험요소가 생긴다면 제품 전량 폐기로 이어져 막대한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이 같은 문제를 사전에 발견함으로써 추가적인 피해를 막은 사례다.

 

만약 분할 선적이 해결되지 못했다면 제품 폐기 위험과 더불어 추가적인 비용 지출까지 발생한다. 먼저는 클레임 비용이 증가할 것이며, 이후 선적항과 양륙항에서의 체선료*를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이어 제품에 대한 대금 수금이 지연돼 자금 운용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이처럼 공급망 내에서의 요소 하나하나는 다른 영역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끼치기에 통합적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

* 계약된 기간 내에 화물을 선적하거나 하역하지 못하여 발생하는 비용

 

3. 신선육회사 C

 

모 신선육회사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신선육 품질 저하로 인해 유통 기한이 단축되는 등의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그 가운데 컨가드 솔루션을 통해 온도 변화 및 전원 공급과 관련된 문제 원인을 발견해 해결할 수 있었던 사례다. 선적에 앞서 충분히 냉각되지 않은 컨테이너가 사용되거나, 선적항에서 전력이 너무 일찍 끊겨 오랜 시간 냉장 없이 보관되고, 양륙항에서의 전력 연결이 늦어 컨테이너 내부 온도가 올라간 정황을 포착한 것이다.

 

이 대표는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며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 중 하나가 바로 냉장‧냉동 차량과 관련된 것”이라며 “일부 컨테이너 차량 기사들이 차량 연료 등 비용을 아끼기 위해 냉동기 전력을 내려버리는 경우를 다수 접했다. 해당 신선육회사 역시 육로 운송 중 온도가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는 트럭에서 전력 공급을 중단해 제품 품질에 악영향을 끼친 것”이라 말했다. 이처럼 다양한 온도이탈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내 관리하는 것은 콜드체인 공급망 관리에 있어 필수적이다.

▲ 컨가드 솔루션을 통한 업종별 비용 절감 효과

 

각자의 SCM 철학을 위해

 

‘SCM은 시스템이 아니라 철학이다.’ 민정웅 인하대 교수의 말을 인용한 이 대표는 “컨가드 솔루션은 말 그대로 시스템”이라며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도입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단, 필요한 것은 각자의 철학이라고 생각한다. 물류 내에도 다양한 가치가 존재한다. 운송 속도, 보관 품질, 최저 비용 등 여러 가치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각자의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에는 철학, 고유한 가치판단 기준이 필요하다. 컨가드는 이 기준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시스템이다. 기존에 ‘운’에 맡기던 요소들을 ‘정보’로 제공하여 고객마다의 철학을 함께 지켜나가는 솔루션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물류시장은 지금도 지속적으로, 그리고 앞으로도 가시성 확보를 가장 큰 숙제로 안고 갈 것이다. 그 가운데 다양한 신기술을 접목한 솔루션들이, 그리고 컨가드가 가진 물류 통제권 확보에 대한 철학이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주목해볼만 하다.



신승윤 기자


'물류'라는 연결고리 / 제보 : ssym232@clo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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