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T

삼성SDS 첼로, 글로벌 물류 플랫폼 자격 논란

by 신승윤 기자

2018년 11월 13일

글. 신승윤 기자

 

▲ 지난 10월 삼성SDS가 개최한 '첼로 테크 페어(Cello Tech Fair) 2018’ 현장

 

삼성SDS가 물류플랫폼 ‘첼로(Cello)’를 통해 플랫폼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아닌, 중간 화주로서 물량확보에만 치중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삼성SDS가 이커머스 화주들과 차례로 계약을 성사시키고 있는 반면, 정작 첼로 플랫폼에 관한 시장 반응은 미비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업계 종사자 및 관계자들은 삼성SDS가 특송, 포워딩 등 국내에서 활동 중인 글로벌 물류 관련 시장을 전형적인 대기업식 하청구조로 재편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최근 삼성SDS의 물류플랫폼 첼로는 크로스보더(Cross border) 이커머스 업체들을 위한 솔루션까지 확장 중이다. 트럭, 선박, 비행기 등 최적의 배송수단을 선정해주는 ‘첼로스퀘어’, 공급망(Supply chain) 계획수립, 국제‧로컬운송, 창고 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첼로플러스’ 등 화주와 물류업체가 서로 간에 최적의 파트너를 찾을 수 있는 장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그 가운데 삼성SDS는 최근 연매출 1,600억 원 이상의 의류 및 화장품 인터넷 쇼핑몰 S사와 물류계약을 체결하는 등 차례로 대형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나날이 증가하는 거래 물량에 반해 첼로 플랫폼에 대한 시장반응은 미비하다는 평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갈수록 물량이 늘어난다면, 해당 플랫폼이 제공하는 서비스 또는 가격경쟁력 관련 입소문이 도는 것이 당연하다. 허나 그런 소식을 아직까지 들어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SDS가 첼로 플랫폼의 서비스 질 향상보다는 기업 네임밸류 및 단가 낮추기를 통한 영업에만 주력한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저단가로 확보한 물량은 파트너 업체에게 넘겨 운송, 통관 등 물류 전반에 대해 위임하는 하청 형태로 처리하는 상태다. 게다가 단가를 맞추기 위해 하청의 재하청 구조로 업무를 진행하는 정황까지 취재결과 파악됐다.

 

업계 모 종사자는 “삼성SDS가 영업을 통해 확보한 물량을 파트너 업체들끼리 경쟁해 차지해야 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며 “이는 플랫폼이 아닌 거대한 중간 화주가 등장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삼성SDS가 직접 물류 업무를 담당하거나 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전형적인 대기업 중심 하청 구조로 업계를 재편하고 있다. 이는 중소업체 및 스타트업들이 절대 성장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삼성SDS은 지난 9월 ‘아마존 클라우드 보안 역량 인증(AWS Security Competency)’을 취득하며 AWS(Amazon Web Services)와의 적극적 업무 연계가 가능함을 시사해왔다. 더불어 지난 10월 열린 ‘첼로 테크 페어 2018’을 통해 첼로스퀘어의 신규 서비스로서, 국내로부터 아마존 풀필먼트 센터까지의 물류를 대행하는 기능을 소개한 바 있다. 허나 물류 관련 실무를 파트너 업체들에게 위임하고 있는 삼성SDS가 통관 등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들을 완전히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반응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SDS는 수익사업으로서 첼로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며 “저단가로 확보한 물량과 함께 시장 전반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예상한다. 결국 기존 업체들은 우수한 플랫폼 서비스를 누리지 못함과 동시에, 중간 화주와 계약하기 위한 무한경쟁에 돌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반면 삼성SDS 측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첼로 플랫폼은 기존 물류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IT영역의 서비스를 비용없이 제공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첼로를 통해 실제 물류 효율화 및 프로세스 개선 효과를 얻고 있으며, 단순히 기업 네임밸류만을 가지고 고객을 설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삼성SDS 관계자는 "하청 구조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물류 비즈니스 자체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선사, 항공사, 통관사 등 본질적으로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협력이 필요한 국제물류는 전체 실행사들을 엮어 업무를 수행하는 '포워더'라는 사업자가 존재한다. 즉, 삼성SDS는 전체 물류과정을 책임지는 포워더 역할이지, 단순히 실행사들과의 하청/재하청 관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삼성SDS는 여러 글로벌 기업이 과점하고 있는 국제 특송 서비스 영역에서, 첼로 플랫폼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국내 중소 포워더들을 발굴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사업기회를 줌과 동시에 물류 효율을 높이는 플랫폼으로서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 밝혔다.



신승윤 기자


'물류'라는 연결고리 / 제보 : ssym232@clomag.co.kr




다음 읽을거리
추천 기사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