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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공개된 징동 '무인 물류센터', 들여다보니

by 임예리 기자

2018년 06월 01일

징동 무인 물류센터 '아시아 1호', 4만평 넓이에서 하루 20만 건 주문 처리

입고, 분류, 포장, 출고까지 물류 프로세스 전 과정을 로봇이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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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 징동(京东, JD.com)의 무인 물류센터가 공개됐다. 이 물류센터는 지난해 10월 운영을 시작해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데이인 '쌍십일(双十一)'의 물량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외적으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컨베이어 벨트, 로봇팔, AGV(Automated Guided Vehicle)를 통해 물건이 옮겨지고 분류되어 인간 작업자를 최소화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번에 공개된 징동 무인 물류센터의 이름은 '아시아 1호(亚洲一号)'로, 상하이(上海)에 위치해 있다. '아시아 1호'의 전체 면적은 약 4만m²(약 1만 2,000평)로, 축구장 6개를 합친 정도의 크기다. 현재 '아시아 1호'는 하루 약 20만 건(포장 단위 기준 60만 건)의 물량을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GV, 물류로봇, 자동화, 물류센터, 京东, JC.com, 징동▲ 징동의 무인 물류센터 '아시아 1호'의 내부 모습

 

사람 없는 물류센터의 모습은

 

아시아 1호 물류센터는 입고·분류·포장, 적재, 출고 등 3개 구역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물류센터 내의 상품 이동은 모두 센터 곳곳에 설치된 컨베이어 벨트와 로봇팔 등을 통해 이뤄진다.

 

먼저, 물류센터에 상품이 입고되면 상품의 무게와 부피가 측정된다. 이어 관제 시스템이 상품 바코드와 주문정보 등을 확인해 해당 상품의 진열, 합포장, 배송 방법 등을 판단한다. 이후 시스템의 명령에 따라 컨베이어 벨트와 로봇손이 상품을 운반한다.

 

센터 한편에서는 앞서 측정된 상품의 무게, 부피 데이터에 맞춰 로봇이 해당 상품의 포장에 사용될 봉투나 종이 박스를 자르고 만든다. 상품 특성에 맞춘 포장이 이뤄지기 때문에 포장재료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징동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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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의 사이즈에 맞춰 현장에서 포장 봉투가 재단된다. 포장재 안에 상품을 넣는 과정도 기계가 처리한다.

 

아시아 1호 물류센터의 분류 과정은 약 300여대의 샤오홍런(小红人)이 담당한다. 샤오홍런은 아마존의 키바(KIVA)와 비슷한 형태의 자율주행 무인운반차(AGV)로, 초속 3m의 속도로 움직인다. 샤오홍런이 움직이는 모든 노선은 관제 시스템에 의해 자동 설정, 통제된다.

AGV, 물류로봇, 자동화, 물류센터, 京东, JC.com, 징동▲ 포장이 완료된 상품은 컨베이어 밸트로 이동되고, 로봇팔에 의해 샤오홍런에 실린다. 

 

샤오홍런의 완충 소요 시간은 약 10분이다. 1회 충전에 4시간 동안 주행이 가능하다. 만약 샤오홍런의 전량이 30% 이하로 떨어지면, 로봇 스스로 충전기가 설치된 벽으로 이동해 충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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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오홍런이 움직이는 모습(위)과 충전하는 모습(아래)

 

아시아 1호 물류센터의 적재구역엔 천장 높이의 화물 적재랙이 빽빽하게 늘어서 있다. 상품은 박스 단위로 적재함에 담겨 보관된다. 적재함 사이마다 레일이 설치돼 있는데, 상품이 담긴 박스를 진열하고 출고하는 업무도 로봇이 맡는다.

 

같은 공간이라도 더 많은 상품을 적재할 수 있는 것이 이 방식의 장점이다. 징동은 자사가 운영하는 다른 물류센터에서도 이런 형태의 자동화 적재 설비를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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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 1호 물류센터 내부의 적재 공간 

 

출고 구역에서 상품을 옮기는 것 역시 샤오홍런이다. 출고 구역에도 300여 대의 AGV가 상품을 나른다. 출고 구역의 샤오홍런은 크게 소형, 중형, 대형으로 나뉘며 각각의 역할이 조금씩 다르다.

 

소형 샤오홍런은 최종 배송지에 근거해 배정된 환적화물 구역으로 하나하나 포장된 상품을 보낸다. 상품들은 다시 한 번 더 분류, 포장되어 중형 샤오홍런에 의해 옮겨진다. 이후 대형 샤오홍런은 여러 개의 상품이 함께 담긴 상태의 짐을 출고 컨베이어 벨트까지 옮긴다. 출고 컨베이어 벨트는 배송 차량이 있는 곳까지 이어져 있어 짐은 자동으로 차량에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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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V, 물류로봇, 자동화, 물류센터, 京东, JC.com, 징동▲ 대형 샤오홍런이 모아진 짐을 옮기는 모습 

 

아시아 1호 물류센터에서 사용되는 로봇이 AGV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인 지게차, RGV*, 6축 로봇필, 포장 로봇 등 10종류의 공정 로봇이 있다. 현재 아시아 1호 물류센터 내엔 1,000대 이상의 로봇이 활용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아 1호 물류센터 내부의 로봇 대부분은 징동의 스마트 시스템에 의해 통제된다.

RGV(Rail Guided Vehicles): 바닥에 설치된 레일을 따라 주행하며 화물을 운반하는 대차. 직선형이나 원형으로 구성할 수 있고 하나의 시스템에서 여러 대의 대차를 운용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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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 1호' 내에 투입된 무인 지게차(위)와 로봇팔(아래)의 모습. 로봇팔은 팔 끝에 달린 흡착기로 상자를 집어 올릴 수 있다. 

 

징동은 창고관리, 로봇 통제, 분류 및 배송 정보 시스템 등 무인 물류센터에 필요한 시스템 대부분을 자체 연구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인 물류센터의 시스템은 0.2초 내에 300개 이상의 로봇이 움직이는 680억 개의 노선 중 가장 좋은 루트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 징동측 설명이다.

 

아시아 1호 물류센터에 사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소수의 근무자가 있다. 이들의 업무는 시스템의 유지보수와 고도화 작업이다. 상품의 분류, 이동 등 육체적인 노동을 담당하는 사람은 없다.

 

모든 것이 자동화된다면

 

한편, 더 높은 효율을 만들기 위해 징동의 무인 물류센터가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현재 아시아 1호 물류센터가 처리하는 물량 대부분은 징동 커머스 플랫폼의 주요 거래 품목인 3C(컴퓨터, 휴대폰, 소비형 전자제품)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이외에도 징동 온라인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품목과 상품은 무궁무진하다. 주문과 포장 형태 역시 상품 특성에 따라 각각의 방식이 다르다. 향후 전자상거래 물류업무가 가진 다양성과 복잡성을 시스템을 통해 풀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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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컨베이어 밸트는 '아시아 1호' 물류센터 외부에 정차된 화물차까지 연결되어 있다. 징동 측에서 공개한 영상을 보면, 차량 안에 별도의 설비가 보이지는 않는다. 아직까지 차량 내부의 화물 적재는 사람이 직접 수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출고 이후 최종 배송까지 자동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무인 물류센터의 등장으로 물류센터 내에서의 입출고 과정은 기존보다 효율이 높아진 것이 분명하다. 허나 라스트마일 배송 영역은 사람이 직접 수행하고 있다.

 

물류센터에서 아무리 빠른 시간안에 상품이 입고, 분류, 출고된다고 할지라도 배송기사가 해당 물량을 처리하지 못하면 고객이 상품을 받는 시간도 그만큼 늦어진다. 더 높은 효율을 위해서 '배송 자동화'가 논의되는 이유다.



임예리 기자

三人行,必有我师。 페이쓰북 / 이메일: yeri@clo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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