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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사람] 5. 기분이 일에 미치는 영향

by 임예리 기자

2019년 08월 11일

쓰는사람 CLO

어릴 적 부모님이 제게 ‘좋은 사람’이 갖춰야할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말씀하셨던 것 중 하나가 ‘성실’이었습니다. 실제로 시험을 못 봤다는 이유로 부모님께 혼난 기억은 없는데요. 지각을 했을 땐 아주 크게 혼나곤 했습니다.(다시 이 문단을 읽어 보니 어쩐지 자소서를 보는 것 같네요) 

 

이런 교육 때문인지, 아니면 자기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부러워하는 저의 성격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성실한 사람’을 동경합니다. 분야나 성공의 여부, 유명세가 중요하진 않습니다. 마라토너, 주기적으로 작품 활동을 하는 소설가, 일기를 쓰는 친구, 매일 동영상을 업로드하는 유튜버, 근속년수가 몇 십년인 직장인 등 부지런함과는 또 다른 성실의 에너지는 때론 감동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조금 부끄럽지만, 제가 평가하는 저는 본디 크게 성실한 편은 아닙니다. 특히 사람과의 관계가 아닌 취미 같은 ‘행위’에 관련해서는 비교적 싫증을 잘 느낍니다. 물론 저의 이런 성격이 제 삶을 괴롭히진 않습니다.(포기해서 편해졌...) 그래도 가끔씩 타인의 성실함을 보고 나면 감회에 젖어 ‘나도 성실하게 살아야겠다’라는 다짐을 하곤 해요. 그래서 묵혀 뒀던 블로그의 게시판을 수정하기도 하고, 계획표를 그리기도 합니다. 당연히 오래 가진 않습니다.(꾸준하게 시도하고 다시 관두는 것 역시 일종의 ‘성실함’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하하) 

 

사실 운동이나 일기를 꾸준히 하지 못하는 건 제 사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니 크게 걱정하진 않습니다. 제가 경계하는 건, 직장생활 같은 공적인 영역에서의 불성실입니다. 실제로 이와 관련해 위험한 순간들을 겪었고, 이후 스스로에게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일에서의 성실함을 방해하는 요소는 무엇일까’라고요. 

 

아직 정확히 어떤 요소가 일에 어느 정도까지 영향을 미치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주변의 환경과 분위기에 따라 제 기분은 변하고, 그 변화의 폭이 클수록 일정한 수준으로 일 하는 것이 힘들어진다는 것은 알게 됐습니다. 좋은 기분이 훌륭한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지만, 반대의 경우가 주는 피해도 크기 마련입니다. 마치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의 주식 투자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예전에도, 또 지금도 주식 초보인 제가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이 주는 극도의 쾌감과 불안감 사이에서 정서적인 안정감과 결과물의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기란 아주 어렵습니다. 


그래서 요즘의 저는 ‘기분이 (일의) 태도가 되지 말게 하자’라는 말을 머리속에서 의식적으로 떠올리곤 합니다. 기분이 좋을 때도, 기분이 좋지 않을 때도요. 몇 번의 심호흡과 함께 저 문장을 되뇌이고 나면 마음이 차분해지며 해야 할 일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오늘은 ‘쓰는 사람’이 아닌 ‘일 하는 사람’으로 안부를 여쭙고 싶습니다. 성실하게 일하며 꾸준한 성과를 내기 위한 독자분들만의 방법은 무엇인가요?        

 

-폭염을 견디며 약간 몽롱해진 기분의 임예리 드림



임예리 기자

三人行,必有我师。 페이쓰북 / 이메일: yeri@clo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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