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가치는 단순한 이동 아닌 ‘공간의 인간화’에
새로운 참여자 ‘플랫폼’이 변화시키는 시장의 모습은
차세대 물류 비전을 조망하는 국내 최대 공급망물류(SCL, Supply Chain Logistics) 컨퍼런스 ‘로지스타서밋 2018(LOGISTAR SUMMIT 2018)’이 18일 행사를 마무리했다. ‘모빌리티(Mobility)’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선 ‘세상 모든 것’을 이동시키는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 사례를 중심으로 ‘이동(흐름)’의 의미를 재정립하는 시간을 가졌다.
민정웅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 교수는 키노트 스피치를 통해 “지금 언급되는 모빌리티는 단순히 사람이나 사물의 좌표 상에서의 변화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자유의지로 거리와 공간을 새롭게 만들어 공간 자체가 인간화(化)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그는 “인간이 만들어낸 활동으로 만들어진 우연과, 우연이 누적되어 생긴 새로운 네트워크,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새로운 가치까지 모빌리티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로지스타서밋2018은 크게 세 개의 스테이지(서밋 스테이지, 로지스타 스테이지, 데모데이 스테이지)로 구성됐다. 메인 프로그램인 서밋 스테이지에는 ▲ 박상욱 우버이츠 한국총괄 ▲이동규 카카오모빌리티 대외협력실장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 ▲김도현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박준모 아마존코리아 대표 ▲패트릭드쿠르시(Patrick de Courcey) 페이오니아 아태지역대표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최재홍 강릉원주대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 ▲박일수 마스오토 대표 ▲박정훈 CJ미래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김시우 ECM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송상화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이 연사로 참여해 각자 영역에서 최신 업계 트렌드와 경험, 지식을 공유했다.
특히 최근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로, 인프라를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거나 신기술이 만든 네트워크를 활용해 서비스의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시키는 ‘플랫폼’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240개 정도인 유니콘 기업 중 대다수가 플랫폼 사업자이거나 플랫폼 영역에 뛰어드려는 모습이다.
해외에서 대표적인 사례로 우버가 있다. 우버는 유휴차량과 소비자를 연결시켜 새로운 시장을 구축했고, 유니콘을 넘어 데카콘으로 성장했다. 국내에서는 우버이츠와 카카오모빌리티가 모빌리티 영역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들 플랫폼 업체는 각각 음식 배달과 여객 운송 업계에서 이동을 매개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업체다.
박상욱 우버이츠 한국총괄은 이날 행사에서 “음식배달이라는 업무 특성상 고객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험은 신속성”이라며 “기술과의 접목으로 신속성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면서 제품 공급자에게는 판매를 위한 더 많은 정보를, 배달 파트너에게는 탄력적인 경제활동을 가능하게 하여 거래 참여자 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고 전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개인 맞춤형 온디맨드 이동 서비스가 모빌리티 시대의 메가 트렌드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동규 카카오모빌리티 대외협력실장은 이동수단과 관련한 우리의 삶이 소유의 경험에서 사용의 경험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실장은 “가령 기존의 택시가 급격한 수요의 변화에 못한 것과 달리, 우버와 같은 온디맨드 서비스는 사용자가 원하는 곳, 원하는 시점에 유연하게 차량을 공급해 고객 경험을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우리 생활에는 출·퇴근, 이사, 택시, 대리운전 등 다양한 형태의 이동이 존재하고 있다”며 “이동 자체가 우리 생활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되는 상황에서 편리하고 효율적인 이동을 만드는 것이 모빌리티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다만, 플랫폼 사업자의 성장이 두드러지면서 일각에서는 플랫폼 사업자가 시장을 독점하면서 기존 시장의 질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우버는 세계 여러 도시에서 택시 사업자들의 영업 반대에 부딪혔다.
이는 비단 모빌리티 영역의 일만은 아니다. 네이버의 경우, 국내 검색광고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이에 대해 김도현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플랫폼 사업자의 행위가 독점행위인지 비판할 때 해당 사업자가 속한 시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가령 네이버가 속한 시장을 검색광고 시장이 아닌 전체 온라인 광고시장으로 한정하면, 이미 유튜브가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으며, 나아가 전체 광고시장으로 본다면, 방송, 지면, 옥외광고 등 더 큰 규모의 경쟁자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현재 업계에서 주목받는 플랫폼 업체는 디지털 사용자, 디지털 인프라, 디지털 창업자, 디지털 마켓플레이스를 기반으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시장을 열고 있다”며 “플랫폼이 성장하는 것 자체를 섣불리 공격하기 전에 플랫폼이 독점하는 시장이 무엇인지를 조심스레 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민간 모빌리티 영역의 변화 뿐만 아니라 공공 물류 영역에서 시대 변화에 대응하고자 하는 사례도 공유됐다.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은 “대체로 시장에 새로운 비즈니스가 시작되는 초기 단계에는 시장의 역할보다 정부의 역할이 큰 경향이 있다”며 “시장이 성숙되고 정부의 역할이 줄어드는 흐름 속에서 물류 영역의 혁신 성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강 본부장은 “시대가 변해도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것은 사람”이라며 “전기차, 드론배송, 디지털 물류시스템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을 통해 노동환경 개선, 공공 서비스로서의 품질 강화를 이루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로지스타서밋 2018과 관련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내달 발행되는 본지 5월호(2018년 5월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