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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한복판에 온라인 전용매장이 나타났다!

by 박대헌 기자

2018년 03월 26일

매장 전경

 

Idea in Brief

강남 한복판인 언주역 사거리에 모바일 전용 매장이 있다. 온디맨드 서비스업체 허니비즈의 띵동 플랫폼 안에서 생활용품 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는 ‘띵동마트’가 그것을 운영하고 있다. 허니비즈는 과거 오프라인 마트와 제휴하여 마트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 적이 있다. 그런 허니비즈가 왜 모바일 전용 매장까지 만들며 새로운 배달 서비스를 만들었을까. 그리고 허니비즈와 협업하고 있는 업체는 어떤 이유로 도심에 온라인 전용 매장을 운영하게 됐을까. 그 이유를 직접 들어봤다. 

 

 

지난 12월 본지가 출간한 <로지스타 포캐스트 2018> 의 공저자인 최우정 신세계 이커머스총괄 부사장은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가 필요한 이유 중 하나로 ‘장보기의 완결성’을 들었다. 온라인 신선식품 구매자의 경우 필요한 상품이 모두 구비되어 배송되는 상태, 즉 장보기의 완결성이 갖춰지지 않으면 온라인으로 구매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 예로 저녁에 고등어조림을 먹길 원하는 고객이 있고, 온라인으로 고등어와 무, 파를 주문했다고 하자. 그런데 재고부족 때문에 무와 파만 배송되고 정작 고등어는 배송이 안됐다. 고등어조림을 먹으려고 했는데 고등어가 없는 상황에 직면한 소비자는 다시는 그 쇼핑몰에서 주문을 하지 않게 될 것이다. 이마트 같은 경우에도 오프라인 매장의 실시간 픽업 서비스로 온라인 구매고객에게 배달할 경우 내점고객과 온라인 고객의 재고 공유로 인한 실시간 재고 관리의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장보기의 완결성을 지키지 못할 경우가 생긴다.

 

최 부사장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만든 것이 이마트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다. 네오(NE.O)라는 이름이 붙어 경기도 보정, 그리고 김포에 건설한 이 물류센터는 ‘온라인 주문’에만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필자가 <로지스타 포캐스트2018>의 구매 독자라면 이미 알고 있을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가 있다. 최 부사장과 같은 문제의식, 즉 ‘장보기의 완결성’을 목표로 모바일 전용 매장을 만든 업체가 있기 때문이다. 주로 맛집음식을 배달하는 온디맨드 서비스 띵동(운영사= 허니비즈) 안에 들어온 ‘띵동마트’가 그 주인공이다.

 

협업이 아닌 내재화를 택한 이유  

 

띵동마트는 띵동과 파트너쉽을 맺고, 강남구 지역에서 서비스 되고 있는 ‘마트 배달 서비스’다. 오직 ‘모바일’로만 구매할 수 있는 마트로서, 강남 한복판인 언주역 사거리에 온라인 전용 매장을 두고 있다. 과일 및 야채를 비롯한 신선식품, 주방용품을 비롯한 생활용품을 판매한다. 회사측에 따르면 중형마트 정도의 상품 구색을 갖추고 있다고 보면 된다. 

 

띵동은 과거 이미 기존 오프라인 동네 마트와 협업하여 ‘마트 배달’ 서비스를 제공했던 이력이 있다. 기존 오프라인 마트와의 협업 시스템은 전화로 필요한 물품을 주문받고 그것을 다시 협력관계에 있는 마트에 알리는 방식이었다. 이후 마트에서 물품을 준비하면, 배달기사는 그것을 고객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은 곧 현실적인 문제에 노출됐다.

 

먼저, 재고관리가 원활히 되지 않았다. 고객이 전화로 요청한 상품의 ‘재고’가 없는 경우가 발생했다. 앞서 언급했듯 온라인 구매에는 ‘장보기의 완결성’이 중요하다. 오프라인 매장에 가서 직접 대체품을 고를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재고가 없는 경우에는 고객과 배달기사가 전화통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만 했다. 이로 인해 소비되는 시간과 배달 서비스 품질 하락은 배달기사와 소비자 모두의 불만사항이었다. 

 

선결제가 어렵다는 문제도 있었다. 선결제를 하기 위해선 가격 정찰제가 필수적이었는데 문제는 그 가격이 시시각각 달라졌다. 물론, 마트에 가면 가격표가 붙어있다. 하지만 동네마트의 경우, 상품 가격은 사장님의 마음에 따라 변한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지역의 경우 하루 단위로 가격이 변하는 일도 빈번했다.

 

전창국 허니비즈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장은 “오프라인 마트와의 협업 시스템에서 많은 문제점들이 발생했고, 차라리 커머스 서비스를 내재화하는 내부 논의가 오가고 있었다”며 “때마침 적절한 업체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 적절한 업체란 ‘에스제이엘앤디’다. 송재철 에스제이엘앤디 본부장은 띵동마트를 하기 전에 온라인 총판 위주로 사업을 하면서, 신사업을 고민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때 성장하고 있는 배달앱 비즈니스에 주목했고, 맛집배달 이후의 배달 서비스로서 ‘신선식품을 포함한 생활용품’ 배달 비즈니스가 커질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 마침 커머스 파트너를 찾고 있던 띵동과 파트너쉽을 맺게 됐다는 게 송 본부장의 설명이다.

 

오프라인 마트는 할 수 없는 것들

 

송 본부장에 따르면 띵동마트는 기존 오프라인 마트들이 할 수 없는 일을 해낼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실시간으로 상품 가격 및 재고를 업데이트하는 일이다. 띵동마트에는 관리전담 인원 한 명이 배치돼 가격 및 재고 정보를 전산처리한다. 여기에 더해 픽업 및 포장 전담인력 1명이 띵동마트에서 상시근무 중이다.

 

송 본부장은 “동네 마트의 경우 정확한 실재고를 파악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며 “뿐만 아니라 일정한 재고량을 유지해야 하므로 매일 발주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매장에 관리전담 인력을 두는 이유를 설명했다. 

 

픽업 전문인력을 두는 이유도 있다. 띵동은 자사 배달기사를 활용해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픽업, 배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띵동마트는 자체 픽업인력을 통해 배달을 진행한다. 송 본부장에 따르면 피크타임의 경우, 배달기사들은 5분의 대기시간조차 기다리기 어려워한다. 하물며 직접 픽업을 하게 된다면, 배달기사의 불만이 쇄도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픽업단계에서 문제가 생기면 소비자는 배달기사가 아니라 상품 판매자인 띵동마트에 실망하게 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픽업 요원을 두어 배송대기시간을 거의 없도록 만들고, 픽업 과정에 대한 최종 확인 과정을 직접 담당하여 배달 서비스 품질을 높인 것이라 송 본부장은 설명했다.

 

픽업하고 있는 장면

 주문 받은 물품은 상시 근로자가 직접 픽업한다.

 

전 팀장에 따르면, 띵동마트를 도입하고 나서 만족도와 함께 매출이 늘었다고 하였다. 실제로 띵동마트의 매출액을 보면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인다. 서비스 론칭 당시 강남/서초 2곳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다, 5월부터 강남구로 서비스 지역을 줄였을 때에만 매출이 잠시 줄어들었을 뿐이다. 그 이후에는 강남구 지역만 담당하였음에도 매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띵동마트 매출 추이

 

가격을 넘어서는 가치

 

띵동마트는 대형마트에 비해 상품 가격이 높게 측정되어 있다. 송 본부장에 따르면, 아직 강남구 한 곳에서만 서비스 하고 있기에 대량 구매를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따라서 현재 띵동마트의 가격 수준은 대형마트보다 비싸고, 편의점보다 싸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송 본부장은 띵동마트가 가격 경쟁력 부분에서 뒤진다고 볼 수 있지만, 오히려 띵동마트가 고객에게 주는 가치는 ‘가격’이 아닌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편의점도 대형마트는 물론 동네마트보다 가격이 높음에도 사람들이 이용하듯이, 띵동마트 역시 가격과 무관하게 소비자의 니즈를 채워주고 있다고 한다. 

 

대표적인 것이 ‘시간’이다. 강남 지역 내에서 빠르게 예상할 수 있는 배송 시간에 물품을 제공받는 것 자체에 가치가 있다고 송 본부장은 말한다. 특히, 기존 대형마트 및 이커머스가 제공하고 있는 ‘당일 배송’과 띵동마트의 배송은 동일한 서비스가 아니라고 한다. 기존 업체의 경우 특정 시간 이내에 주문을 해야 당일배송 받을 수 있고, 또한 배송 예정 시간의 차이가 크기도 하다. 이에 비해 띵동마트는 24시간 언제든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여, 피크타임을 제외하면 40분 이내로 배송한다는 게 송 본부장의 설명이다.

 

송 본부장에 따르면 24시간 배송과 빠른 속도는 띵동마트만의 ‘상품 구색’과 연결되어 더욱 큰 가치를 만든다. 예를 들어 띵동마트에서는 새벽 시간에 배수관을 뚫어주는 ‘트래펑’이라는 제품이 종종 판매된다. 모든 마트가 문을 닫는 늦은 시간에 갑작스럽게 배수관을 뚫을 필요가 있는 고객이 트래펑을 빠르게 구할 수 있는 ‘접근성’이야말로 띵동마트가 내세우는 큰 강점이라는 설명이다. 

 

전 팀장은 띵동마트의 접근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강남 한복판에 띵동마트를 입지했다고 밝혔다. 다른 맛집 배달서비스처럼 띵동 역시 강남지역이 배달 주문이 가장 크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띵동은 강남의 주요 고객들의 주문 데이터를 분석하여, 고객들에게 거의 동일한 거리 안에서 배달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 그곳이 바로 현재 띵동마트가 있는 곳이다. 

 

띵동마트는 골목 식자재 유통대장이 될 수 있을까

 

전 팀장은 띵동마트의 온라인 전용 매장이 ‘생활용품 배달 서비스’를 넘어서, ‘골목 식자재 유통대장’ 역할까지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 한다. 기존 강남에서 극대화된 접근성을 기반으로, 생활용품뿐만 아니라 다른 상품의 물류 서비스까지 나아가겠다는 뜻이다. 송 본부장은 띵동마트가 유통의 허브를 어떻게 일궈가는가에 따라 강남 외 지역까지 확장할 수 있는 열쇠가 만들어진다고 했다. 아직까지는 강남 외 지역의 배달 수요가 적기 때문에, 마트 배달만으로 지속가능한 수익을 얻을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띵동마트는 강남에서 배달 수요가 많은 이유로 크게 2가지를 봤다. 하나는 가처분 소득의 크기이며, 두 번째는 새로운 소비 패턴이다. 흔히 가처분 소득이 높기에 배달료를 지불하고 ‘접근성이 높은 쇼핑’을 즐긴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역으로 ‘접근성이 높기에’ 기꺼이 기존 가격보다 더 높은 금액을 지불하는 경우도 있다는 게 송 본부장의 설명이다. 송 본부장은 현재 강남에서 수요가 많이 나타나는 정확한 원인을 분석하는 중이며, 내부적으로 결론을 도출할 경우 그것을 근거로 강남 외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한국에서 교통 서비스의 경우, 소비자 니즈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된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경우 버스, KTX, 비행기까지 소비자가 본인의 필요에 맞추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띵동마트가 제공하는 서비스도 일종의 생활용품 배달 서비스의 KTX인 셈이다. 띵동마트의 도전은 2018년에도 계속된다. 
 



박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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