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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봇이 뜬다② 커머스편] 인터파크와 11번가를 통해 바라보는 커머스 챗봇의 내일

by 김정현 기자

2017년 01월 10일

챗봇이 뜬다② 커머스편인터파크 톡집사 '알프레드', 최저가 탐색 및 추천 서비스 '깎아줘' 강조SK플래닛의 '디지털 컨시어지', 검색과 추천 기능 집중아직까진 기술의 한계, 2017년 커머스 챗봇 원년으로...

Idea in Brief
커머스 업계의 미래를 주도할 기술로 ‘챗봇’이 주목받고 있다. 네이버 쇼핑윈도우의 ‘톡톡’, 인터파크의 ‘톡집사’, 11번가의 ‘디지털 컨시어지’ 등 국내 업체들의 경쟁 역시 치열하다. 그러나 현재 도입된 챗봇 기술로는 100% 완전한 인공지능 응대는 불가하다. 인공지능이 고객 응대를 담당하지만, 인공지능이 상담하지 못하는 부분은 사람이 담당하는 방식으로 혼합하여 사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커머스 업계의 더 나은 챗봇 기술 개발을 위한 도전은 계속되고 있으며, 그런 움직임은 2017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현재 커머스 업계에서 챗봇은 어떻게 활용되고 있을까. 인터파크와 SK플래닛의 챗봇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봇이 새로운 앱이 된다(Bots are the new apps). 사티아 나델라(Satya Narayana Nadella)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지난해 3월 마이크로소프트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한 말이다. 나델라 CEO에 따르면 오늘날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새로운 인터페이스로 ‘챗봇’에 주목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뿐만 아니라 최근 전세계적으로 대화형(Conversational) 챗봇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페이스북, 구글, 애플, 텐센트 등 세계적인 IT기업들이 챗봇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추세다.

 

챗봇은 이커머스 업계가 특히 주목하고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이커머스 업계가 챗봇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에는 ‘이커머스의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 모바일쇼핑을 포함한 ‘이커머스’는 오프라인 접점에서 해주는 만큼의 고객 응대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 가령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점원이 상품을 추천해주거나, 고객 정보를 기반으로 구매를 도와줄 수 있다. 화장품 매장 직원이 고객의 피부 상태를 고려해 상품을 추천해주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비대면 서비스가 기본이 되는 이커머스 업체는 고객의 상황에 따른 즉각적인 대응이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챗봇이 온라인·모바일의 한계를 극복할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온라인 혹은 모바일을 통한 로봇의 고객응대, 즉 ‘모바일 컨시어지’가 가능해진 시대가 온 것이다. 호텔용어사전은 컨시어지(Concierge)를 ‘개인비서처럼 손님이 필요한 정보 및 모든 서비스를 총괄적으로 제공하는 관리인’ 으로 정의하고 있다. 더 나아가 지리 및 관광 안내, 레스토랑 추천, 레저상품 예약, 티켓 예매 등을 도와주기도 한다. 이제 이러한 역할을 챗봇이 온라인 커머스 안에서 제공해줄 전망이다.

 

이커머스 속 챗봇의 역할

 

소비자는 온라인에서 하나의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여러 단계를 거친다. 여러 상품을 검색, 비교하고 최종 상품 선택 이후에도 배송, 반품 등 여러 의사결정 과정이 수반된다. 소비자들은 여러 단계 속에서 다양한 의문이 생긴다. 예를 들어 ‘이 옷이 S사이즈라고 하는데 이 사이즈가 정말 나한테 잘 맞을까?’, ‘좋은 원단을 썼다고 하는데, 정말 옷의 품질이 좋을까?’, ‘품절된 상품인데 입고는 언제 될까?’, ‘쿠폰 할인을 적용받고 싶은데, 어떤 방식으로 구매하면 가장 싸게 상품을 살 수 있을까?’ 등의 질문들이 나올 수 있다.

 

과거 소비자들은 쇼핑 단계별로 발생하는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고객센터에 전화하거나, 쇼핑몰 1:1 문의 게시판에 질문을 올리고 답변이 도착할 때까지 마냥 기다리는 방법을 사용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많은 국내 온라인 쇼핑몰들이 1:1문의 대화창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런 답변들은 로봇이 아닌 사람이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여기에 기술이 더해서면서 대화의 일정 부분이 자동화되기 시작했다. 챗봇의 시작이다.

 

현재 국내 온라인 유통업계에서는 ‘대화형 커머스’와 ‘챗봇’을 어느 정도 동일시하여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챗봇과 함께 언급되는 ‘대화형 커머스’는 무엇일까? 대화형 커머스란 기존 고객이 수동적으로 상품을 선택하고, 일방향으로 고객문의를 남겼던 것을 ‘양방향 소통방식’으로 변경한 것이라 설명할 수 있다. 가령 카카오톡과 같이 채팅을 주고받는 형태로 상품 구매 상담이 이루어지는 방식이다. 챗봇 기술의 완성형이 ‘로봇이 사람처럼 생각하고 대화를 주고받는 것’이라면, 대화형 커머스는 그 기술의 일부를 차용하여 사람과 로봇이 함께 고객 주문에 대응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국내 기업들도 대화형 커머스를 기반으로 하는 챗봇 개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네이버 ‘쇼핑윈도’에서 시작된 대화 서비스 ‘톡톡’, 인터파크의 ‘톡집사’, SK플래닛이 11번가를 통해 테스트하고 있는 ‘챗봇’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렇다면 국내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어떤 방식으로 챗봇을 운영하고 있을까?

 

인터파크의 톡집사 ‘알프레드’

 

인터파크의 챗봇 ‘톡집사(Talk집사)’는 지난 15년 11월 인터파크 완구전문몰 아이토이즈에서 시작됐다. 인터파크가 완구 분야에 처음 서비스를 도입한 이유는 인터파크내 완구 상품 구색이 다양했으며, 관련된 콘텐츠도 쌓여있어 테스트베드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인터파크는 아이토이즈를 통해 반년 동안 고객 반응과 수정사항을 수집해서, 올해 5월 정식으로 인터파크 쇼핑몰로 챗봇 서비스를 확장했다. 과거 인터파크가 각 카테고리별로 ‘전문 컨설턴트’를 두고 직접 고객 문의에 메신저로 응답하는 ‘집사 서비스’가 챗봇을 만나 인공지능과 사람이 함께 응답하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사진= 톡집사의 집사 알프레드가 설명해준다.

 

현재 인터파크는 톡집사내 ‘깎아줘’라는 고객 맞춤형 검색 서비스를 강조하고 있다. ‘깎아줘’는 온라인에 업로드된 최저가 상품을 찾아주는 서비스이다. ‘깎아줘’의 경우 인터넷 포탈 사이트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상품 최저가를 검색하여 고객에게 전달한다. 특히 ‘깎아줘’의 경우 인터파크 내부 데이터뿐만 아닌 외부 데이터 검색도 가능하게 만들고자 한다. 인터파크 자사몰에 모든 상품 구색을 갖출 수 없기에 보다 다양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회사측 설명이다.

 

‘깎아줘’는 단순히 최저가를 보여주는데 멈추지 않고, 상품에 따라서 인터파크내에서 활용이 가능한 할인 쿠폰을 지급하기도 한다. 이에 더해 고객의 구매이력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품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고객들이 특히 많이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 역시 ‘깎아줘’와 ‘상품 추천’이 주를 이루고 있다.

사진= 인터파크 아이토이즈 챗봇 이용 결과

 

안재호 인터파크 쇼핑부문 서비스실장은 “고객은 상품 구매를 위해 여러 온라인 쇼핑몰과 오픈마켓을 두루 돌아다닌다”며 “고객이 각각의 사이트에 방문하여 일일이 검색해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시켜주고자 ‘깎아줘’ 서비스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SK플래닛의 챗봇, ‘디지털 컨시어지’로 드라이브

 

SK플래닛은 현재 11번가를 통해 ‘디지털 컨시어지’라는 이름의 챗봇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K플래닛은 특히 챗봇의 ‘검색’과 ‘추천’ 기능에 집중하고 있다. 2016년 취임한 SK플래닛 이상호 최고기술책임자(CTO)에 따르면 SK플래닛의 올해 3대 핵심 기술 과제는 ‘검색’, ‘추천’, ‘챗봇’이다. 챗봇은 이중 ‘검색’과 ‘추천’ 서비스를 포괄한다. 챗봇(대화형 커머스) 안에 추천과 검색 기술을 포함시켜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을 검색하고 개인에 맞는 상품을 추천받는 과정에서, 상품 판매와 고객 서비스 향상을 꾀한다는 설명이다.

 

SK플래닛은 ‘디지털 컨시어지’라는 한정된 분야에서 챗봇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달 기준 11톡을 통해 상담 가능한 상품은 ‘노트북’, ‘TV’, ‘냉장고’, ‘세탁기’, ‘전기밥솥’, ‘청소기’ 등 총 6가지다. SK플래닛에 따르면 현재는 한정적인 챗봇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점차 11번가에서 판매하는 상품 전체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사진= SK플래닛의 챗봇 서비스

 

11번가 고객은 ‘디지털 컨시어지’를 통해 상품 가격이나 제품 사양 등 다양한 정보를 비교, 탐색할 수 있다. 따로 검색창에 구매하고자 하는 모델을 검색해 제품 사양을 확인하지 않아도 챗봇에 가격 비교를 요청하면 관련 상품 정보를 메시지를 통해 받을 수 있다. 그러나 SK플래닛에 따르면 아직까지 챗봇을 통해 여러 정보를 비교하고 검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들이 많다. 익숙하지 않아 시간도 오래 걸리고 고객이 검색한 정보가 확실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아직까지 많은 소비자들은 상품을 구매할 때 블로그 검색이나 지인에게 묻는 데 친숙하기도 하다.

 

김태양 SK플래닛 테크플랫폼개발본부 팀장은 “챗봇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SK플래닛의 컨시어지 서비스를 구축한 것”이라며 “현재 SK플래닛은 대화형 인터페이스 챗봇을 통해 어떻게 사용자에게 맞춤 상품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잠재수요를 끌어낼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커머스 챗봇, ‘검색’과 ‘추천’이 핵심

 

앞서 인터파크와 SK플래닛, 두 커머스 챗봇의 공통점은 검색과 추천 기능 개발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업체는 새로운 구매를 소비자에게 제안할 수 있고, 동시에 고객은 상품 탐색에 투입되는 시간 및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즉 기존 커머스 업체들이 고객이 다가오길 기다렸다면, 이제 챗봇을 통해 고객을 찾아가는 서비스가 가능해진 것이다.

 

그렇다면 챗봇은 과연 어떤 방식으로 ‘검색’과 ‘추천’ 서비스를 제공할까. 가령 소비자가 노트북을 구매하고자 한다면 챗봇은 노트북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최적 조건의 상품을 대신 검색해줄 수 있다. 여기서 노트북을 사고자 하는 소비자는 노트북 케이스나 USB, 마우스 등 노트북과 관련된 여러 파생상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 챗봇 추천 기능은 노트북을 사고자 쇼핑몰에 방문한 사람들에게 그들이 관심 가질만한 위와 같은 상품을 노출 시켜준다.

 

즉, 챗봇의 검색 및 추천 기능은 고객이 특정 물건을 찾을 때 챗봇과의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 정보를 제공받고, 구매자의 잠재수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이다. 이는 소비자가 단순히 검색창에 단어를 넣어 검색하던 과거 형태와는 다르다. 챗봇은 오늘날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기존과 다른 ‘이커머스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 예측된다.

 

챗봇의 한계와 미래

 

커머스에 있어서도 챗봇의 궁극적인 형태는 ‘인공지능’만으로 고객 문의에 1:1 답변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아직까지 챗봇의 응대 전체를 100% 자동화하기에는 기술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현재 챗봇의 고객 응대는 기존까지 구축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며, 이중 아직 데이터베이스가 충분하지 않은 영역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현재까지 개발된 커머스 챗봇 역시 챗봇이 고객 응대를 모두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인공지능을 동시에 활용하고 있다. 가령 인터파크는 인공지능이 답하지 못하는 부분을 각 분야의 쇼핑 컨설턴트인 ‘전문 집사’가 응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커머스 업계는 더 나은 챗봇 개발에 집중할 전망이며, 챗봇의 활용 영역 역시 점차 넓어질 전망이다. 2017년, 국내 챗봇 시장 안에서 경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SK플래닛은 2017년중 알고리즘에 기반한 자연어 처리 능력을 갖춘 자동화된 챗봇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인터파크 또한 2017년 현재 챗봇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도서’, ‘투어’, ‘티켓’ 등챗봇 영역을 더욱 넓히며, 각 영역에서 전문화된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는 챗봇 개발에 집중한다는 설명이다.

 

카카오톡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채팅’은 이제 세대를 넘어선 새로운 의사소통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런 상황에서 채팅을 통해 쇼핑을 하는 모습이 미래 새로운 유통 인터페이스로 자리 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나아가 미래의 챗봇은 단순히 ‘문자’ 형태가 아닌 사진과 음성이 동시에 활용되는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먼 미래에는 전화로 상담해주는 상담원, 혹은 우리가 익숙하게 활용하는 검색창마저 사라질 것이라 전망되는 시대다.

 

<기획연재>

챗봇이 뜬다① IT편

챗봇이 뜬다② 커머스편

챗봇이 뜬다③ 택배편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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