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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물류스타트업 ´날도´는 왜 무너졌을까

by 엄지용 기자

2016년 09월 04일

지키는 자, 그리고 무너진 자
무너진 물류스타트업, 그들에겐 무슨 일이 있었나
이륜차 물류 생태계의 변화를 바라보며
(사진= 날도 홈페이지, 날도는 지난 3월 31일 서비스 중단 이후 고객센터 운영을 멈췄으며 현재 날도 홈페이지는 접속이 불가하다.)
 
글. 엄지용 기자
 
날도(법인명: 와일드파이어코리아)는 지난 2013년 설립된 이륜차 물류스타트업이다. 설립 초기 요기요의 창업자이자 전대표인 루돌프 에브너 정이 설립하여 화제가 됐다. 2014년 이후 소프트뱅크벤처스, 퀄컴벤처스, 시로위홀딩스 등 유명 VC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했다. 소위 말하는 주목 받는 기업이었다.
날도의 서비스 모델은 단순했다. 기존 콜센터를 통해 운영되던 퀵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옮긴 것이다. 콜센터 운영인력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통상 운임의 23%를 수수료로 취득하는 여타 콜센터보다 낮은 수수료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날도는 오프라인 채널 운영비 감축을 통해 기사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분배했고 화주들에게도 조금 더 낮은 단가에 영업이 가능했다고 말한다. 날도의 빠른 성장의 이유다.
 
루돌프 에브너 정 와일드파이어코리아 대표는 지난 4월 기자와의 통화를 통해 “업무량은 동일한데 지급받는 금액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퀵라이더와, 점점 악화되고 있는 화주고객 경험을 개선하고자 사업을 시작한 것”이라며 “날도는 퀵업계에 만연한 ‘칼질(퀵사가 화주고객으로부터 받는 운임의 일부를 기사에게 언급하지 않고 수취하는 행위)’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날도에 대한 퀵라이더들의 평가도 좋았다. 주문이 많았고, 가격이 좋았으며,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자동화가 좋았다는 것이 날도를 사용했던 복수 기사들의 평가다. 기존 전화를 사용하여 고객과 기사를 연결해주는 여타 퀵사무소(콜센터)에 소속된 기사들은 고객에게 일일이 전화해서 화물의 종류, 부피, 무게에 대해 확인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그러나 날도는 고객이 사전에 온라인을 통해 보낼 화물의 특성을 입력하도록 만들어서 기사들의 피로도를 줄여줬다는 퀵라이더들의 의견이다.
 
▲ 날도는 웹 플랫폼을 통해 고객이 다양한 배송옵션을 미리 입력하여 기사들이 따로 전화하여 고객화물을 확인하는 번거로움을 줄였다. (사진= 날도 홈페이지)
 
날도를 사용했던 한 퀵라이더는 “인성 공유망을 사용하던 퀵사 중에 최고라 평가받던 날도가 순식간에 무너졌다”며 “날도는 기사들과 소통의 채널을 열고 많은 부분을 배려해줬던 업체였기 때문에 이번 사건이 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사진= 기자와 한 날도 자사기사간의 문자 내용. 많은 날도 기사들이 날도의 서비스 중단 이후에도 날도에 대한 애정과 안타까움을 표했다.)
 
날도 서비스 중단까진 무슨 일이?
 
그랬던 날도가 지난 3월 31일 돌연 문을 닫았다. 날도가 서비스를 중단한 근본적인 원인은 화주로부터 받아야 할 미수금 수급이 늦어져서 현금흐름(Cash Flow) 문제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날도를 이용하던 화주 중에는 영세업체가 많았으며, 이들의 대금납부가 한두 달 밀리다보니 자연스럽게 운영위기에 봉착했다는 것이 날도의 설명이다.
 
사실 날도 서비스 중단 이전, 그리고 이후 업계에는 날도와 관련된 많은 루머가 돌고 있었다. “날도가 사용하고 있는 공유망 때문에 날도가 망했다”거나 “공유망에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인성데이타’와 날도가 한 통속”이라거나, “날도는 공유망에 존속되어 하고 싶은 것을 제대로 못했다”는 등의 이야기가 그것이다.
 
▲ 한 퀵라이더가 받은 날도 서비스 중단 공지사항
 
여기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키워드는 ‘공유망’이다. 공유망이란 퀵사 간에 ‘주문’과 ‘기사’를 공유하는 채널을 의미한다. 가령 A퀵사가 자사기사 5명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자. 주문이 들어왔는데, 5명이 전부 운행을 나가서 아무도 없다. 그러면 A퀵사는 해당 주문을 공유망에 올린다.(A퀵사가 처리할 수 없는 지역에서 주문이 올라올 경우에도 공유망에 주문을 올린다.) 같은 공유망을 사용하는 B퀵사에 소속된 배송업무를 수행하고 있지 않은 기사는 그 주문을 받고 수행할 수 있다. B퀵사에 소속된 기사는 운임을 취득하고, 운임 수수료 23%는 B퀵사가 아닌 A퀵사가 가지고 간다.
 
이렇게 공유망이 형성되고 커지면서 그 안에서 주문과 기사를 공유하는 업체들 간의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그것을 조율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공용센터’다. 현재 공용센터는 공유망을 사용하는 회원사를 대상으로 수익(운임의 23%)의 일부(0.8%)를 수수료로 취득하고, 회원사의 관리와 교육, 조정 역할, 공용영수증 처리, 구성원 복지 등의 업무를 맡는다.
 
공유망이 뭐길래
 
날도 역시 서비스 론칭부터 공용센터의 망을 사용했다. 날도는 공용센터에 퀵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업체인 인성데이타의 공유망 두 곳(인성1그룹 코리아퀵물류연합회, 인성3그룹 전국네트워크)에 아이디를 등록했다. 왜 날도는 같은 프로그램사의 공유망 두 군데에 아이디를 등록했을까. 날도에 따르면 공유망에서 퇴출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아이디를 두 개 만들었다고 한다. 왜 퇴출을 당할 수도 있을까? 이상하다.
 
날도에 따르면 초기 영업에 있어 수차례 공용센터의 압박을 당했다고 한다. 가령 공용센터 내부의 퀵사 고객에 대해 날도가 영업을 할 경우 바로 해당 퀵사 대표 및 공용센터로부터 왜 그런 식으로 영업을 했느냐고 전화가 오는 식이다. 날도에 따르면 공유망에 속한 퀵사들은 서비스 품질도 안 좋고, 가격과 수수료 또한 합의를 통해 결정한다. 공용센터가 경쟁시장을 해치고, 그 안의 파이를 나눠먹고 있다는 것이 날도의 설명이다.
 
날도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날도에게 인성 공용센터와 인성데이타에서 연거푸 연락이 왔다. 기존 날도가 사용하고 있던 ‘날도앱’이 아닌 ‘인성앱’을 쓰지 않으면 공유망에서 퇴출시킨다는 것이 그 내용이었다. 날도에 따르면 그 결과는 물론 설득과정 또한 전혀 신사답지 않았다.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을 뿐이지 소리 지르고 겁박하는 것은 마치 깡패와 같았다는 것이 날도 관계자의 증언이다.
 
날도 고위관계자는 “공용센터는 보통 퀵사 대표 3~4명이 모여 가격을 결정하고, 해당 지역에서 고객을 빼지 말자고 약속하는 카르텔을 형성한 개념”이라며 “그 뒤에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있는 인성데이타는 그것을 알면서도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이라 말했다.
 
그는 덧붙여 “인성데이타는 막대한 자본력을 통해 공용센터라는 카르텔을 뒤에서 조정, 운영하고 있다”며 “이륜차 물류 생태계의 질서를 정립하기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사가 필요할 것”이라 밝혔다. 서비스 중단과는 상관없지만, 이륜차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것은 근본적으로 인성데이타와 공용센터로 인한 것이라는 게 날도측의 증언이다.
 
결국 날도가 공용센터에 제기한 불합리함은 크게 세 가지다. 하나는 ‘경쟁영업 금지’, 둘은 ‘수수료 담합’, 마지막은 ‘가격 담합’이다. 이 때문에 날도는 공용센터를 ‘카르텔’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표현했다.
 
인성데이타와 공용센터의 반박
 
인성데이타 및 공용센터 관계자는 날도 관계자의 증언은 사실이 아니라 말한다. 공용센터는 가격 담합을 한 적이 없으며, 날도에 대한 공유망 퇴출 경고 또한 공용센터와 날도 양측이 합의한 ‘공유협약서’에 의거하여 진행했다는 의견이다.
 
공유협약서는 공유망을 사용하는 퀵사들 간의 일종의 약속이다. 이는 공용센터가 공유망 내부의 이해관계자간의 분쟁을 조율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날도 또한 공유망을 사용하던 업체였고, 회원규약에 대해 미리 충분한 협의를 했다는 것이 공용센터측의 설명이다.
 
인성데이타 관계자는 “날도는 처음부터 저단가 영업을 했으며, 그것 때문에 현금 문제에 봉착해서 서비스를 중단한 것”이라며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한 날도의 공유망 퇴출 경고는 날도가 공유망 회원사 가입시 합의했던 ‘공유협약서’를 준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절차를 통해 권고한 것”이라 설명했다.
 
▲ 인성 1 공용센터에 걸려있는 회원규약 전문. 인성데이타, 인성 1 공용센터(인성 1, 5, 6, 7그룹), 인성 2 공용센터(인성 2, 3, 4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인성1 공용센터와 인성2 공용센터는 같은 규약을 내걸고 있다.
 
문제가 되는 인성1 공용센터의 공유협약서 일부를 살펴보자.
 
 

3. 공유오더를 이용한 영업금지의 원칙

- 기사는 공유오더를 이용한 영업을 해서는 안된다.
- 회원사는 공유회원사의 거래처에 대하여 공유오더를 이용한 영업을 해서는 안된다.
 
(1) 기사는 1회 적발시 공유3일 정지한다. 적발시 퇴출한다.
(2) 회원사는 1회 적발시 공유3일 정한다. 2회 적발시 퇴출한다.
 
12. 저단가 공유에 올리는 행위는 규제 대상입니다.
 
공유망 정화와 다수의 선량한 회원사 및 기사의 보호를 위하여 강력하게 규제합니다. 예고 없이 공유차단 합니다. 저단가는 자사처리 부탁드립니다.
 
13. 인성프로그램을 사용하면서 메인이 아닌 보조로 사용하여 저질의 오더만 올리는 경우 규제의 대상입니다.
 

14. 타사의 프로그램으로 운용되는 공유그룹으로 회원사 유도 및 영업을 하여서는 아니 되며 회원사 이탈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가 적발시 사전에 고지 없이 공유정지 및 강제 퇴출이 됩니다.

 
위 규약에 따르면 날도는 공용센터의 제재 대상이 된다. 각각의 규정에 대해 날도가 주장한 ‘수수료 담합’, ‘가격 담합’, ‘경쟁영업 금지’를 중심으로 공용센터 및 인성데이타의 의견을 청취해보자.
 
먼저 ‘수수료 담합’에 대한 부분이다. 인성데이타에 따르면 공용센터 회원사는 공유망을 활용한 주문에 대해서는 23%의 수수료를 지켜야 한다. 그러나 공유망을 사용하지 않는 ‘자사주문’ 같은 경우는 수수료를 책정하는 것은 회원사의 자율에 맡겨져 있다. 즉 날도 같은 경우, 날도의 주문을 날도에 등록된 퀵라이더가 처리하는 경우는 수수료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셈이다.
 
두 번째는 ‘가격 담합’과 관련된 부분이다. 회원규약 (12)를 살펴보면 공유망을 사용하는 회원사는 ‘저단가 주문’을 올려서는 안되고, 적발시 공유망에서 퇴출된다. 이 역시 자사기사를 통한 처리에 대해서는 별다른 제재가 없다고 명기돼있다.
 
마지막은 ‘경쟁영업 금지’다. 회원규약 (3)을 살펴보면 회원사는 공유회원사의 거래처에 대해 공유오더를 이용한 영업을 해서는 안되며, 2회 적발시 퇴출됨을 알 수 있다.
 
공용센터에 따르면 날도 같은 경우 여러 차례 공용센터 회원사에 저단가 영업을 했으며, 공용센터는 날도에게 회원규약에 저촉되는 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경고 조치한 것일 뿐이라 이야기했다. 그마저도 날도와 여러 차례 유예기간을 두고 의견을 조율하고자 했고, 실제로 날도가 공용센터에서 퇴출 처리가 된 것은 ‘날도 서비스 중단’ 사태 이후라는 것이 공용센터의 설명이다.
 
조율 과정에서 ‘강압’이 있었다는 날도의 주장 또한 잘못됐다는 것이 공용센터 측의 설명이다. 공용센터가 날도를 방문하여 규약과 저촉되는 여러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여 합의가 된 부분이지 절대 협박이나 강압은 없었다는 게 공용센터의 설명이다.
 
나영환 인성1, 5, 6, 7그룹 공용센터 센터장은 “날도는 제가 직접 방문하여 공용센터 회원사를 보호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예우를 갖추며 이야기했다”며 “날도가 공용센터 회원사들에게 해가 되는 운영행태를 취하고 있다면 규칙대로 할 수밖에 없다고 날도측에 사전 조율을 요청했고, 날도 담당자 역시 그 부분을 수긍한 바 있다”고 말했다.
 
정자운 우리네트웍연합회(인성2그룹) 회장은 “애초에 날도가 인성 공유망을 사용하는 것을 거부할 이유는 아무것도 없다”며 “다만 날도가 공유망에 소속된 회원사들의 공유기사망을 기반으로 회원사의 거래처를 상대로 저단가 영업을 하고, 기사에게 여러 혜택을 주겠다는 식으로 회원사의 기사들을 유입시킨 것은 공용센터 입장에서는 당연히 막야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전민호 인성2, 3, 4그룹 공유관리센터 총괄이사는 “날도는 공용센터에서 퇴출돼서 부도가 난 것이 아니고, 부도가 난 회사를 공용센터에서 퇴출한 것”이라며 “공용센터의 규약을 교육할 때 ‘남의 것을 탐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꼭 하는데 날도는 그것을 어긴 것”이라 말했다.
 
엇갈리는 공방, 진실은 어디에
 
어찌 보면 날도는 시작부터 잘못된 길을 걸었다. 국내 퀵업계의 70~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고 하는 인성데이타의 공유망을 사용하는 것은 분명 빠르게 퀵라이더를 늘리고 화주영업을 할 수 있는 길이다. 그러나 그것은 날도가 동시에 공유망의 규칙에 존속됨을 의미한다.
 
날도는 기술을 통해 ‘화주’에게는 더욱 저렴한 단가를, ‘퀵라이더’에게는 더욱 높은 이익을 주고자 했던 업체다. 그러나 날도가 공유망을 사용하는 한 날도의 ‘저단가 영업’은 규칙에 위배되는 행위이며, 날도에게 공유기사를 제공하는 공용센터 회원사 입장에서는 자사 등록기사를 날도에게 내주고, 거래처를 빼앗기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성데이타가 날도의 자사 프로그램 사용을 제재한 이유도 이와 같다. 인성데이타에 따르면 날도는 인성의 공유망을 통해 화주, 기사 네트워크를 확충한 이후, 자사 프로그램으로 갈아타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공유망을 구축하여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에서 활용하고자 하는 회원사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반발이 나올 일이며, 이런 문제점을 중간 조율하는 것이 공용센터가 하는 일이라는 게 인성데이타의 설명이다.
 
결국 날도 입장에서 선택지는 두 가지였다. ‘공유망’을 사용하고 공용센터의 규칙을 수용할 것이냐. 그것이 아니라면 공유망을 사용하지 않고 자사기사만으로 서비스를 운영하며 자유롭게 행동하느냐다. 그러나 서비스 중단 당시 전체 주문의 70% 이상을 공유기사로 처리하고 있던 날도 입장에서는 후자를 선택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때문에 날도는 ‘공유망’을 사용하면서 ‘자유롭게 행동’하는 미묘한 줄타기를 했으며, 그에 따라 공용센터와 날도와의 갈등은 자연스럽게 발생한 것이다.
 
파괴자들, 변혁은 시작됐다
 
날도와 같이 이륜차 물류업계를 혁신하고자 많은 스타트업들이 시장에 진입했다. 단순히 생각해서 기사들에게 받는 수수료를 낮추고, 고객에게 더 저렴한 가격에 퀵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기사와 화주고객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다. 기존 프로그램보다 개선된 자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퀵사와 프로그램사의 업무를 통합한다면 중간에 들어가는 부가적인 비용을 줄여서 기사와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 수도 있다. 날도가 생각했던 방향과 같다.
 
그러나 날도는 무너졌다. 이번 날도의 서비스 중단은 이륜차 업계에 새로이 진입한 스타트업들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먼저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퀵라이더들의 불신이 팽배해지고 있다. 퀵라이더들에게 있어 ‘스타트업’이든 ‘IT를 기반한 혁신’이든 그것은 별반 중요하지 않다. 퀵라이더들에게 이륜차 물류스타트업이란 ‘수수료를 안 받는(혹은 덜 받는) 기사에게 친화적인 또 다른 퀵사’ 정도의 이미지다.
 
20년 동안 퀵업계에서 활동한 한 퀵라이더는 “20년 동안 퀵라이더들이 받는 운임단가는 올라가지 않고 있고, 이것은 퀵사들의 난립으로 인한 저단가 영업으로 인한 것”이라며 “새로운 업체 또한 지금까지 수두룩하게 봐왔던 저단가 영업 퀵사 중 하나로 보이기 때문에 그리 고깝지 않다”고 말했다.
 
한 이륜차 물류스타트업 대표는 “날도의 서비스 중단으로 퀵라이더들 사이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에 대한 불신이 굉장히 커지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데 주저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경쟁사 입장에서 날도의 서비스 중단은 득보다는 해가 많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는 서서히 만들어지고 있었다. 실제 ‘날도’와 같은 스타트업 기업의 서비스를 사용하는 퀵라이더들의 평가는 좋았다. 한 퀵라이더는 “인성데이타가 다른 업체를 흡수하면서 서서히 성장한 것과 반대로 날도와 고고밴 같은 경우 단기간에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며 “날도는 기사들과 소통 자체를 안하려고 했던 여타 퀵사들과 달리, 기사들과 함께 성장하고자 한 부분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인성데이타 또한 변화에 대응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성데이타는 지난해 물류스타트업 등 IT업체의 퀵업계 진입에 따른 변화에 대응하고자 몇 차례 대책회의를 했다. 특히 인성데이타는 몇몇 이륜차 물류스타트업과 만나서 양사가 협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당시 인성데이타와 이야기를 나눈 한 이륜차 물류스타트업 관계자는 “이륜차판에 새로운 혁신을 몰고자 하는 다양한 업체들이 들어오면서 인성데이타 또한 생태계 전반적인 변화에 대해 두려워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사실 날도가 서비스를 중단한 공식적인 이유는 화주로부터 미수금을 받지 못하여 현금흐름 문제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날도가 성장하면서 겪었던 많은 일들, 그리고 지금 이륜차 물류업계의 변화를 끌어내고자 하는 여타 업체들이 겪고 있는 일들은 분명 공통점이 있다.
 
국내 이륜차 물류업계는 그렇게 순탄치만은 않지만 서서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관련기사
 
- 잊혀진 자들, 날도 피해 퀵라이더들의 이야기


엄지용 기자

흐름과 문화를 고민합니다. [기사제보= press@clomag.co.kr] (큐레이션 블로그 : 물류로 세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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