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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을 넘어간 O2O, 띵동의 탈강남을 바라보며

by 엄지용 기자

2016년 08월 22일

O2O스타트업, 탈강남에 대한 3가지 의문
띵동, 강남을 넘어갈 수 있는 3가지 이유
 
글. 엄지용 기자
 

Idea in Brief

 

O2O서비스 업체 허니비즈가 지난 6월 ‘탈강남’을 선언했다. 기존 서초구, 강남구에서만 제공됐던 띵동 서비스를 연내 서울 전역, 내년 상반기까지 수도권 주요 지역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많은 O2O 업체들이 강남권에서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는 지금, 띵동의 탈강남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과 특수 소비계층이 몰려있는 강남 지역을 벗어난 허니비즈의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류광진 허니비즈 공동대표와 허니비즈의 탈강남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지난 6월 생활편의 온디맨드(On-Demand) 서비스 ‘띵동’을 운영하는 허니비즈가 약 12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발표했습니다. 띵동은 해당 투자금을 대부분 서비스 지역 확장에 사용한다고 밝혔습니다. 기존 서울 서초구, 강남구에서 제공되는 띵동 서비스는 지난 7월 관악구 서비스 오픈에 이어 지난 11일 송파구, 관악구, 중구, 성동구까지 확장됐습니다. 띵동은 연내 서울 전역, 내년 상반기에는 수도권 주요 지역까지 진출할 전망입니다.
 
탈강남에 대한 의문
 
개인적으로 ‘띵동’의 탈강남에 대해서는 몇 가지 의문이 존재했습니다. 사실 띵동이 강남을 쉽게 나가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도 했었지요.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띵동의 운영구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기존 띵동은 배송거점과 메신저(이륜차 배송기사를 뜻하는 띵동 내부용어)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역삼동에 있는 띵동 메신저 거점을 중심으로, 80여명의 메신저를 띵동의 주문만 처리하는 전담기사 형태로 운영하고 있지요. 띵동 메신저는 월 평균 400~500만원의 급여를 받습니다. 운영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만약 지역 확장에 따라 거점 및 라이더를 늘려나가는 방식을 사용한다면 그 비용은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마치 쿠팡이 지난해 물류센터와 쿠팡맨을 대폭 확충한다고 발표한 이후 어마어마한 비용을 쏟아 부었던 것 처럼요.
 
둘째는 강남의 지역특성입니다. 강남은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이 집중적으로 몰려있는 지역입니다. 띵동의 부가 서비스에 대한 요금을 부담 없이 낼 수 있는 계층의 사람들이 몰려있습니다. 띵동의 한 메신저는 “서울 곳곳을 돌며 떡볶이 맛집 순회 배달대행을 한 경험이 있다”며 “음식값은 11500원이었는데 배달비용은 4만원이 넘게 나와서 이걸 시켜 드시는 분이 진짜 있구나 놀란 경험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메신저에 따르면 상품을 주문한 고객은 청담동 고급빌라에 거주하는 30대 남성이었습니다. 띵동의 탈강남은 자연히 이런 고소득 종사자들이 현저히 감소하는 미지의 세계의 개척을 의미합니다.
 
셋째는 특수 소비계층의 존재입니다. 특수 소비계층이란 강남 오피스텔, 빌라에 거주하고 있는 유흥업 종사자를 의미합니다. 역삼동 유흥주점에 근무하는 한 여성은 “평소 띵동을 자주 이용한다”며 “밖에 나가기 귀찮을 때 약이나 음식 배달 주문과 반려 고양이 케어 서비스를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습니다.
 
띵동이 지난 1월 인수한 심부름 대행업체 ‘해주세요’ 또한 중요한 힌트를 제공합니다. 해주세요는 ‘유흥업 종사자’를 주요 타겟으로 서비스를 운영한 업체입니다. 해주세요 IR(Investor Relations)에 참여했던 한 VC 관계자는 “해주세요와 같은 경우 처음부터 씀씀이가 큰 유흥업 종사자, 속칭 ‘나가요 언니’를 주요 타겟으로 설정했다”고 말했습니다. 허니비즈 관계자에 따르면 띵동 역시 초창기 수요의 30%는 유흥업 종사자로부터 나타났다고 합니다. 역시나 띵동의 탈강남은 강남권에 집중된 유흥업 종사자의 수요를 벗어난 새로운 도전이 될 것입니다.
 
띵동, 탈강남 시동
 
저는 이러한 여러 궁금증을 품에 안고 류광진 허니비즈 공동대표를 찾아 갔습니다. 이번 투자금의 대부분은 ‘띵동의 지역확장’에 사용된다고 했는데, 어떤 방식으로 앞서 언급한 문제들을 극복할지 청해 듣고 싶었습니다. 류 대표는 기자의 여러 질문에 거침없이 답변을 해줬습니다.
 
▲ 류광진 허니비즈 공동대표
 
먼저 첫 번째 ‘비용 문제’에 대한 답변입니다. 류 대표에 따르면 띵동과 쿠팡의 로켓배송은 운영방식에서 명확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배송 한 건당 ‘적자’가 나오는 로켓배송과는 달리 띵동은 메신저가 한 건의 업무를 수행할 때마다 띵동에게 무조건 이익이 남는 구조입니다. 현재 띵동 메신저는 주문 수행 한 건당 52~60%의 배당금을 받습니다. 띵동은 메신저들에게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함께 제공하여 자연히 메신저가 받는 수익을 높인다고 설명합니다.
 
류 대표는 “띵동은 이미 운영 손익분기점을 넘긴 상태에서 지역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며 “메신저가 더욱 많은 주문을 받고, 돈을 많이 벌수록 띵동 또한 더욱 많은 돈을 버는 구조를 만든 것”이라 밝혔습니다. 때문에 띵동의 지역 확장 역시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지역별 거점을 확충하고, 거점별 전담 메신저를 함께 늘리는 방식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둘째, 고소득층이 집중된 강남권을 벗어날 경우의 문제점에 관한 답변입니다. 띵동은 기존 띵동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던 강남, 서초구와 유사한 지역특성을 가진 지역’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입니다. 지난 11일까지 신규 서비스 론칭을 끝낸 송파구, 관악구, 중구, 성동구 역시 강남권과 같이 직장인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라 우선적으로 확장을 고려했다는 것이 류 대표의 설명입니다. 이외에도 부산 해운대와 같은 강남과 유사한 특성을 지닌 지역은 전국 곳곳에 얼마든지 존재하며, 향후 그 지역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장해 나가겠다는 것이 띵동의 계획입니다.
 
물론 강남, 서초구와 100% 유사한 지역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가령 현재 띵동 전체 주문의 70%는 맛집 배달에서 나타납니다. 그러나 새로 진출하는 지역은 맛집 배달 수요는 줄어들고, 오히려 생활편의 주문비율이 높게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띵동은 진출하는 구별로, 거점과 라이더를 특성화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해당 지역의 수요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거점을 구축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류 대표는 “지마켓에서 일하던 시절, 커머스 매출의 60~70%가 서울, 경기지역에서 나타나는 것을 알았다”며 “해당 지역에서 인프라를 확충하고 1위 사업자가 된다면, 전국구로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류 대표는 유흥업 종사자들의 띵동 수요는 초기 30%에서 10% 이내로 현저히 줄어들었다고 밝혔습니다. ‘해주세요’가 탄생한지도 어느덧 10년 이상의 세월이 흘렀으며, 그 사이에 소비 트렌드는 상당부분 변했다는 것이 류 대표의 설명입니다. 강남 지역의 유흥주점의 숫자도 예전보다 많이 줄어들었으며, 해당 업소 종사자들의 씀씀이 역시 함께 줄었다는 것이 류 대표의 설명입니다.
 
최신 트렌드를 살펴보자면 밖에서 술을 마시며 회식하는 문화가 아닌 사무실에서 맛있는 음식을 주문하여 회식을 하는 단체주문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반려동물 돌보기 서비스 수요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으며, 이는 이전과는 또 다른 변화라는 것이 류 대표의 설명입니다. 띵동은 트렌드를 반영하여 고객수요가 높은 품목들을 하나하나 온라인, 모바일 플랫폼에 ‘커머스’ 형식으로 내재화시키고 있습니다. 가령 ‘장보기’, ‘편의점 상품구매’와 같은 서비스를 지역 마트 및 GS25편의점과 제휴를 통해 고객에게 상품형태로 제공해줍니다. 이는 실물이 아닌 무형의 서비스 구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띵동은 고객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반려동물 돌보기, 홈클리닝과 같은 서비스 또한 하나의 ‘상품’처럼 모바일에 내재화시켰습니다.
 
▲ 띵동은 고객수요가 높은 품목을 온라인, 모바일 플랫폼상에 ‘상품’ 형태로 등록시켰다.
 
오퍼레이션을 기반으로
 
띵동은 합법적인 범위 안의 모든 것을 대행하는 O2O 서비스입니다. 어찌 보면 강남권에 수두룩하게 존재하는 O2O 업체의 서비스를 뭉쳐놓은 개념일 수도 있겠습니다. 실제로 띵동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홈클리닝’, ‘세차’, ‘세탁’, ‘배달’ 등 O2O 영역의 모든 주문을 요청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띵동이 한 가지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O2O업체에 비해 갖는 경쟁력은 무엇일까요.
 
띵동은 그들의 경쟁력을 ‘오퍼레이션’에서 찾았습니다. 80여명의 메신저를 운영하면서, 동시에 지역 거점까지 확충하고 있는 업체는 띵동 외에는 찾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띵동은 운영부분의 실단을 통해 24시간 배달 및 심부름 서비스, 40분 내 방문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류 대표는 기존 배달의민족, 카카오가 오퍼레이션 1.0이었다면, 띵동은 오퍼레이션 2.0을 선도할 것이라 이야기합니다. 오퍼레이션 1.0이 모바일, 온라인 플랫폼 비즈니스였다면, 오퍼레이션 2.0은 플랫폼에 오프라인 운영단이 결합되는 것입니다.
 
▲ 띵동 역삼동 사옥내 관제소. 띵동 메신저의 배차를 담당하는 관제사는 전부 메신저 출신이다. 메신저 중에서도 특히 빼어난 실력을 가진 메신저를 관제사로 선정한다는 것이 띵동 관계자의 설명이다.
 
류 대표는 “2017년이면 띵동을 물류회사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라며 “구마다 거점이 생기고, 해당 거점에는 메신저까지 확충되기 때문에 띵동이 진출한 지역간 발생하는 마이크로 물류망은 퀵이 됐든, 커머스와의 결합이 됐든 무엇이든 입힐 수 있는 네트워크가 될 것”이라 말했습니다. 띵동의 거점은 ‘물류창고’의 역할을, 띵동의 메신저는 ‘배송기사’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강남지역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는 수많은 O2O 서비스가 난립하고 있는 시대입니다. 쉽게 강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O2O 서비스 업체에게 허니비즈의 탈강남은 하나의 힌트를 주지 않을까요? 오퍼레이션 역량을 기반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해나가는 허니비즈의 도전을 주목해볼 만합니다.


엄지용 기자

오프라인을 통해 온라인을 바라봅니다. 물류는 거들뿐. [기사제보= press@clomag.co.kr] (큐레이션 블로그 : 물류로 세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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