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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자의 현장까대기] 스타트업, 국경을 넘기 위한 세가지 비책

by 엄지용 기자

2016년 03월 09일

엄기자의 현장까대기(열한번째 이야기)

스타트업얼라이언스, 패스트트랙아시아, EPU글로벌의 해외진출 방법론

 

지난달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중국 역직구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인데 물류때문에 고민이 많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해외운송에 있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여 제대로 된 아웃소싱 물류파트너를 찾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안전하게 현지까지 화물을 운송할 수 있다면 다소 비용이 높아도 상관이 없다는 것이 전화주신 분의 의견이었습니다.

 

단순히 역직구 업체뿐일까요. 많은 스타트업들이 해외진출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가 조사한 스타트업트렌드리포트2015에 따르면 올해 해외시장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스타트업 비율은 43.6%로 절반에 육박합니다. 진출선호국가로는 동남아시아(중국, 일본 제외), 미국, 중국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해외진출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스타트업(11.8%)의 경우 "국내에서 성공하지도 못했는데 해외에서 잘 될 수 없다고 본다"며 "국내와는 다른 규제, 환경에 따른 두려움도 존재한다"는 의견 또한 존재했습니다.

자료 : 스타트업트렌드리포트2015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오픈서베이)

 

그렇다면 많은 스타트업이 해외진출을 꿈꾸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러가지 이유가 존재합니다. 상대적으로 내수시장이 좁은 국내보다 높은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것이 대표적이며, 국내의 규제장벽을 피해 해외법이 설치를 고려하는 업체 또한 존재합니다. 투자자들이 요구하기 때문에 해외진출을 고려하는 경우도 있지요.

 

하지만 낯설은 해외시장 진출에는 두려움 또한 따릅니다. 단순히 서로 다른 문화, 환경을 가진 국가의 고객을 확보하는 것에 대한 것 뿐만 아니라, 수출업체 같은 경우에는 통관, 물류 등 확장되는 공급망에 따라 발생하는 다양한 이슈 또한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두려움으로 인해 해외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많은 스타트업에 비해 실제 진출한 업체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혹여나 발생할 수 있는 실패에 대한 기회비용 또한 만만치 않음은 물론입니다.

 

때문에 작은 업체가 국경을 넘기 위해서는 실행 이전에 충실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점을 검토해야 될까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비영리기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해외진출 전략을 적극 실행, 계획하고 있는 투자기관 ´패스트트랙아시아´, 중국현지 물류업체 ´EPU글로벌´ 대표자의 이야기를 통해 스타트업 해외진출을 위해 필요한 방법론을 청취해보겠습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해외진출 이전 국내시장에 대한 기반을 닦아야"

사진 :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스타트업은 국내성장에 집중해야 된다? 처음부터 해외사업을 시작해야 한다? 무엇이 옳냐 물어보신다면 일단 정답이 없는 질문이라는 이야기를 하고싶다. 스타트업의 업종, 환경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국내시장에서 어느 정도 기반을 닦아야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처음부터 해외에서 투자를 받고 성공하는 것은 국내에서만 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다. 때문에 이미 성공한 경험이 있는 유명 창업자가 아닌 이상 국내에서 창업을 해 서비스를 성공시키고 해외로 연결시키는 것이 맞다. 반대 의견으로는 국내에서 사업이 잘 안되니 해외에서 하라는 이야기도 존재한다. 이것은 조금 무책임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같은 대기업도 처음부터 해외진출을 하여 잘됐는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사실 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은 대부분 투자자들이 요구해서 행하는 경우가 많다. 스타트업 투자자는 일단 해외진출 가능성이 있어야 투자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한국 시장이 작고, 한국에서 사업을 성공시켜봤자 기업가치가 얼마나 될 것이냐고 생각하는 것이다. 투자를 왜 하겠는가? 투자한 VC는 최소 몇 배 이상의 투자회수를 원한다. 그래야 VC도 먹고사는 것이다. 스타트업의 정의처럼 창업(Start) 이후 급격한 성장(Up)을 통해 큰 보상을 주는 회사가 ‘스타트업’이 되는 것이다.

 

패스트트랙아시아 "현지 강점을 기반으로 베스트 프랙티스를 이식하라"

사진 :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

 

흔히 해외사업하면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와 같은 타겟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패스트트랙아시아의 해외진출에는 이와는 다른 한 가지 분명한 기준이 있다. ‘한국이 제일 잘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시장을 찾는 것’이다. 한국이 제일 잘하는 것은 결국 ‘오프라인 서비스’에 있더라.

 

패스트트랙아시아는 해외진출 이전에 서울과 같은 환경을 가진 메가시티를 찾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 서울과 같은 환경이란 ‘아주 많은 인구’, ‘높은 인구밀도’, ‘편리한 교통’과 같은 특징을 의미한다. 스트라입스의 해외진출 시에도 우선적으로 싱가폴, 홍콩같은 도시를 방문했다. 실제로 가보면 많은 이들이 느끼지만 이 도시들은 서울과 거의 판박이라 할 수 있다. 오히려 서울과 한국의 시골마을의 차이점이 더 크게 느껴질 정도다.

 

그렇게 해서 가장 먼저 해외진출을 한 회사가 스트라입스다. 우리가 한국에서 잘했던 사업을 서울과 유사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도시로 확장하는 것이 기본테마다. 기본적으로 한국산 제품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 스트라입스의 해외진출에 큰 영향을 줬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재단, 재봉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받는 국가가 일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일본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품질을 인정받으면서도 판매가격은 일본의 1/3 수준이다. 가격경쟁력으로 보자면 세계최고이며 때문에 해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스트라입스 해외진출에 있어서 생산은 한국조직을 유지하고, 영업조직만 해외에 세팅한 이유다.

 

가능성을 보고 한 것은 맨손으로 해외에 나간 것이다. 저와 스트라입스 이승준 대표는 일단 싱가폴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싱가폴에 도착해서 우리가 한 것은 ‘관찰’이었다. 출근시간, 저녁시간을 가리지 않고 길거리를 돌아다녔다. 이 지역 사람들이 셔츠를 많이 입고 있는지 관찰하면서 사업성에 대한 확신을 느끼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이를 통해 수요에 대한 확신을 가진 이후에는 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패스트트랙아시아의 다른 파트너사 같은 경우는 스트라입스와는 조금 다른 방식의 해외진출을 고민하고 있다. 헬로네이처 같은 경우는 한국의 생산자 네트워크를 통해 상품을 확보해 중국, 동남아 지역을 대상으로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푸드플라이 같은 경우는 당장 해외진출 이슈는 없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온라인 음식배달은 한국이 전 세계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푸드플라이의 해외진출도 현지로컬 라이더 네트워크를 보유한 회사를 인수하여 패스트트랙아시아가 가지고 있는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를 이식하는 과정이 될 것 같다. 패스트트랙아시아의 해외진출은 ‘현지의 강점’을 기반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EPU글로벌 "스타트업 중국진출, 물류는 어떻게?"

사진 : 탄광밍 EPU글로벌 중국대표

 

중국 역직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셀러들을 중심으로 물류 아웃소싱에 대한 중요성 또한 증가하고 있다. 역직구 물류 아웃소싱 시에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로는 운송가격, 배송시간, 통관률, 그리고 결제 시스템 등을 꼽을 수 있다.

 

우선 가격적 요인에서 너무 싼 가격을 제시하는 업체는 피하는 것이 좋다. 가격의 기준은 EMS 혹은 국제 특송업체들이 제시하는 가격을 기준으로 몇% 정도 저렴한지를 고려하여 합리적인 가격이라 판단되는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중국의 경우, 현지 배송을 담당하는 회사들이 주로 군소 영세업체들로, 회사의 설립과 폐쇄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어 운송 안정성에 대한 리스크가 존재한다.

 

배송시간 역시 선택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 배송시간은 대부분의 업체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운송모드 선택에 따른 배송 시간의 차이 정도만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운송시간과 비용 사이에 존재하는 트레이드오프 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상품의 특성과 소비자의 성향에 따라 판단하여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류 아웃소싱 선정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통관률이라고 생각된다. 통관 실패 시 세금, 반송, 지연 배송 등으로 인한 고객 신뢰도 하락은 향후 기업운영에 있어 큰 손해로 작용한다. 역직구 물류 아웃소싱시 통관률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이유이다.

 

유연한 결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를 선정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한화, 달러, 인민폐를 비롯하여 알리페이(alipay), 유니온페이(Union pay) 등 다양한 결제가 가능한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결제 유동성 확보를 위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셀러 개인이 업체를 찾고 선정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관련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무역협회의 공식 RADIS 협력업체와 상담을 하는 것도 위험을 피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된다. 기관에 등록된 공식 협력업체들은 안정성 방면에서 셀러의 고민을 덜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엄지용 기자

흐름과 문화를 고민합니다. [기사제보= press@clomag.co.kr] (큐레이션 블로그 : 물류로 세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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